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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전략 작심한 여당, 한심한 대응의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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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전략 작심한 여당, 한심한 대응의 민주당

[이철희의 정치전망] "국정조사, 어설픈 대응으로 시간만 낭비"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 첫 조합원 대상 서비스로 6월 28일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 <주간 프레시안 뷰> 준비호 1호를 냈다. 지난 12일로 준비호 3호를 냈다. <주간 프레시안 뷰>는 정치, 경제, 국제, 생태, 한반도 등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뽑은 뉴스다.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흐름으로서의 뉴스', '지식으로서의 뉴스'를 추구한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발행되는 조합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유료인 콘텐츠다. <주간 프레시안 뷰>를 보고자 하는 독자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7월 한 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난 12일 발행된 <주간 프레시안 뷰>에 실린 글의 일부를 게재한다. <편집자>


이번 주(7월 5일~7월 11일)는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 등으로 이래저래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또 지루한 한 주이기도 했습니다. NLL 대화록을 둘러싼 혼돈은 여전했고, 국정원 국정조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여야는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을 열람하기로 한 결정이 여론의 역풍을 불러일으키자 공개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성의를 보이는가 싶더니, 결국 오늘(12일) 새누리당이 이른바 '귀태(鬼胎)' 발언을 이유로 열람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국정조사의 경우 새누리당은 예상대로 지체전략을 구사한 반면, 민주당은 어설픈 대응으로 시간만 허비하고 있습니다.

'귀태' 발언을 계기로 새누리당이 대화록 열람 취소를 결정한 것은 새누라당의 곤혹스런 처지를 읽을 수 있게 해줍니다. 공개를 그렇게 외치던 새누리당이 갑자기 돌변하니 의구심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국정원이 공개한 대화록이 사본이든 자체 생산한 별도 문건이든 원본과 다를 경우 여권이 감당해야 할 부담은 매우 무거울 것이기 때문에 핑계거리를 찾아 덮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아니면 보수가 국익을 외면했다는 여론을 의식한 결정일 수도 있을 겁니다.

▲ 박근혜 대통령. ⓒ연합뉴스

야당, 국면 전환이 간절한 여당에 '귀태' 발언으로 빌미 내줘

어느 것이 진짜 이유든 간에 새누리당이 국면전환을 열망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침묵하다가 이제 마무리할 때라고 언급한 것부터 전환의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징후는 또 있습니다. 감사원의 4대강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례 없이 실명을 전제로 4대강 사업을 대국민 사기로 규정하고 나선 것도 언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뭔가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고 싶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붙이면 그런대로 이해됩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의 성명 발표에 대해 새누리당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도 그런 상황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국정원의 성명 발표는 그야말로 정치개입의 극치입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는 정보기관은 음지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보기구는 정치공방의 당사자로, 그것도 공격수로 나서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정보기관의 이런 행태를 왜 방치하는 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보기관의 주장은 엉터리입니다. 더불어 국방부의 주장도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디펜스21> 김종대 편집장이 잘 지적하고 있군요. (☞ 관련 기사 : [세상 읽기] 국정원 신뢰회복의 길 / 김연철, 국방부의 거짓말, 치밀하지 못했다)

새누리당이 국면전환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민주당의 대응은 참 한가합니다. 국정조사 위원 사퇴 논란에서도 새누리당에 선수를 빼앗기고 엉거주춤 헤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전략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대목 대목마다 시비를 걸어서 사실상 국정조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민주당이 전략을 잘 짜서 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이대로 가면 국정조사에서 얼마나 성과가 날지 의문입니다.

정치는 실종되고 여야 간에 첨예한 대립과 갈등, 막말과 비난으로 국민이 짜증 나게 하는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상당한 지지율을 즐기고 있습니다. 숫자는 정직한 것이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 후반이나 70%를 넘기고 있다는 조사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아무리 소극적으로 해석해도 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살아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

왜 그럴까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선 대형사고가 없습니다. 논란이 되는 큰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없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의 신행정수도 건설이나 MB 정부 때의 4대강을 기억하시면 될 것입니다. 남북관계의 측면에서도 북한이 잘못한 측면이 너무도 분명하am에 박 대통령만을 탓하기 어렵습니다. 이러니 국민으로선 아직 성과가 나타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를 버리기엔 이르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MB는 잘못하면 박근혜라는 대안의 존재 때문에 지지율이 금방 빠질 수 있었습니다. 보수 성향의 국민이라도 박근혜라는 정치인에게 의지하면 되는 구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수의 박근혜를 대체할 인물이 없습니다. 그러니 불만이 있어도 그를 계속 지지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력한 야당의 존재도 박 대통령에겐 상당한 이점입니다. 결국 대안의 부재 또는 MB 효과 등으로 박 대통령이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누리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습니다. 현안들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많다는 점입니다. NLL 공방 및 대화록 공개나 국정원의 행태에 대해서도 여론은 나쁩니다. 또 민생이 나아지고 있다는 지표도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지지율은 과거와의 차별성, 상대의 무력함에서 비롯된 반사 효과라고 해야 할 겁니다. 이런 분석은 보수언론의 여론조사 담당 기자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관련 기사 : [데스크에서] 朴 지지율 63%, 야당은 13%)

7월 12일 새누리당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을 계기로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코트 하기로 했습니다. 귀태 발언은 울고 싶을 때 뺨 때려 준 격입니다. 잘못입니다. 대통령을 미워할 순 있어도 이렇게 표현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따라서 청와대나 새누리당이 사과를 요구하는 건 당연합니다. 홍 의원은 사과하고, 필요하면 당 대표가 사과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구차하게 버틸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새누리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코트한 것도 오버입니다. 정상회담 대화록 열람도 취소하고, 국정원 국정조사도 안 하겠다는 것이니 다른 뜻이 있어 보입니다. 따질 건 따지되 할 일은 해야지요. 과유불급이라고 했습니다. 여권이 발끈하는 것을 넘어 이를 계기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 하면 소탐대실이 될 겁니다.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우리 정치의 한심한 수준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다음 주는 아마 여야 간의 대결, 정쟁이 거의 극한에 도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지켜보는 국민의 불쾌지수도 더 높아지겠지요. 답답한 한 주에 이어 짜증나는 한 주가 또 이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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