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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하태경 "지금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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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하태경 "지금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정면 비판…"北 공개도 비난할건가?"

국가정보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기습 공개'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화록 공개를 주장했던 새누리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것은 국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큰 외교적 손실일 뿐더러, 향후 남북 간 대화에 있어서도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회담 내용 공개에 찬성했던 분들은 우리가 정말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아래의 북한의 남북 대화 일방적 공개 기사를 보고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길 바란다"며 지난 2011년 북한이 남북 비밀 접촉을 폭로한 내용을 담은 기사를 소개했다.

하 의원이 거론한 북한의 '남북 비밀 협상 폭로' 사건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가 극비리에 남북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해 왔다며 당시 우리 정부 쪽 참석자들이 북한에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애걸했다"고 비밀 협상 내용을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심지어 북한은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 개최를 빨리 추진시키자'면서 돈 봉투까지 거리낌 없이 내놓고 유혹하려고 하다 망신을 당했다"며 우리 측의 매수 의혹까지 제기했고, 이에 당황한 청와대는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북한의 협상 내용 공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하 의원은 "당시 북한은 국제 사회의 관행을 깨고 남북 비밀 대화 내용을 폭로해 대한민국 및 국제 사회를 아연실색케 했고, 우리는 모두 북한을 대화와 외교의 기본도 모른다고 비난했다"며 "그런데 2년이 지난 2013년 6월 대한민국도 비공개 남북 정상회담 내용을 당사자인 북한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이에 북한은 자기들과 협의없이 내용을 공개했다고 우리를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너희들이 공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우리들이 공개하는 것은 괜찮다'고 대꾸해야 할까요?"라며 국정원과 대화록 공개를 촉구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하 의원은 또 "문제는 앞으로"라며 "이후 북한이 우리와 상의없이 남북 대화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해도 우리가 그걸 비난할 수 있을까요? 국제 사회에서 볼 때 한국이 회담 내용을 공개하는 것과 북한이 회담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질적으로 다른 행위일까요? 우리가 공개하는 것은 국제 사회에서 용인 가능하고, 북한의 공개는 용서받기 힘든 것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앞서 하 의원은 전날에도 "남재준 원장은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서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한다. 참 기가 찰 노릇"이라며 "국정원이 무슨 명예를 찾나? 국정원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더러운 일을 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만약 국정원 직원들이 자신들의 명예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이 나라는 개판이 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남재준 원장이 명예를 위해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과연 그 분이 국정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심각히 의심케하는 발언이다. 국정원장은 그 어떤 명예가 훼손되더라도 정상회담 대화록은 국익을 위해 절대 공개할 수 없다고 했어야 했다. 국정원은 오로지 국가를 위해서만 충성을 다 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보면서 국정원을 반드시 개혁해야하겠다는 걸 절감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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