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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정원', 여야 협의 없이 '기습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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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정원', 여야 협의 없이 '기습 도발'

민주 "국정원, 대화록 일방 공개…제정신 아냐"

국가정보원이 24일 2급 비밀 문건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일반 문서로 재분류해 기습 공개키로 결정한 가운데,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이 새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야권은 "국정원의 국기 문란이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 정보위원회가 지난 20일 회의록 발췌본을 열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NLL 발언과 관련해 조작·왜곡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여야 공히 전문 공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국회에서 여러 차례 전문 공개 요청이 있었던 점을 감안, 24일 오후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대화록 전문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이 같은 조치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재가를 통해 이뤄졌으며 총 100여 쪽에 이르는 대화록 전문을 여야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각 1부씩 배포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 남재준 국정원장이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의 '일방 공개'라는 도발을 감행했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국기 문란이 도를 넘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일방적인 기습 공개'라며 "국정원이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격분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요구하는 것은 조작 가능성이 있는 국정원 보관 문서가 아니라 대통령기록물로 보관돼 있는 원본 공개를 요구한 것"이라며 "요구하지도 않은 야당 정보위원들에게 국정원이 각 의원실을 돌면서 그 중요한 문건을 의원실에 강제로 떠맡기듯 전달하려고 하는 행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 정보위원들이 국정원에서 억지춘향 식으로 떠맡기려고 했던 NLL 문건 수령을 거부하겠다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야당 정보위원들에게 강제로 전달하려고 할 경우 경찰을 불러서 제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정원이 제 정신이 아니다"라며 "이로써 국정원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명백해 졌다. 대선 개입 사건 논란을 덮으려는 국정원의 작태를 국민과 더불어 분쇄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당 김현 의원도 "민주당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과 녹취 파일을 인정할 뿐"이라며 "적법한 방식에 따라서 열람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여야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공개의 방식을 놓고 평행선을 그어 왔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에 소장돼 있는 '사본'을 공개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에 보관돼 있는 사본은 조작·왜곡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국가기록원에 소장돼 있는 대화록 원본을 공개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이 "여야 의원 모두 공개를 원한다"는 핑계로 일방적으로 대화록 공개를 선언한 것이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야당이 수령을 거부했으나 새누리당 소속의 정보위원장인 서상기 의원은 "국정원에서 정보위원들에게 배포하는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혀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던 2007년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는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대화록 전문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남재준 국정원장은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상기 위원장은 국정원의 회의록 전문 공개 방침에 대해 "(국정원과) 아무런 사전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남재준 원장의 독자적인 판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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