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불호령에 새누리 '날치기 유혹' 스멀스멀

이한구 "국회선진화법 개정해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언급해 논란이 예상된다. 다수당의 날치기와 소수당의 몸싸움 저지 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5월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국회선진화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둘러싼 교착 정국에서 야당을 성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실제로 법 개정이 될 경우 각종 '박근혜법'을 다수당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며 "이것이 되풀이 되면 도리없이 국회선진화법과 인사청문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하고 인사청문회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면서 "일부 의원과 정당의 경우 지나치게 소수 지지기반과 이익을 챙기기 위해 다른 국민들은 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극단주의적 행동을 국회가 방치하니 국회 전체가 신뢰 하락이라는 부작용과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정치권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무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근거로 "민주당은 정부출범을 열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90일이 걸리는 안건조정위원회 제도를 요청했다"며 "또한, 어제도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건조정제도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결국 국회 선진화법이든 인사청문회법이든 개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 행복시대 추구를 위해 국민이 선택한 새 정부는 아직 내각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외를 둘러싼 환경은 경제든지 안보든지 위기에 위기가 중첩되고 있는데 민주당은 내각 구성을 막고 있다. 이는 꼭 고쳐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 의장석 점거 등 물리력을 동원한 '몸싸움', 날치기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하고, 필리버스터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천재지변, 전시·사변 등 국가비상사태 또는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있는 경우에만 직권상정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필리버스터 제도 도입에 의해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본회의 심의 안건에 대해 시간 제약 없이 무제한 토론할 수 있게 됐다.

필리버스터에 따른 의사 진행은 '1일 1차 회의' 원칙에도 제한을 받지 않도록 했다. 필리버스터를 끝내기 위해서는 더 이상 토론할 의원이 없거나 재적 의원의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 이전에는 쟁점 법안을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자체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었지만 선진법 이후엔 재적 의원의 5분의 3, 즉 180석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