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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땅값이 오르면 좋아하는 게 국민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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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땅값이 오르면 좋아하는 게 국민 상식?"

[이태경의 고공비행] 박근혜, 부동산 투기-지역 감정 해소 관심 없나?

박근혜 정부의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허태열 전 의원은 숱한 설화와 부적절한 처신의 주인공이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재직 중이던 2009년 7월 부산시당 국정보고대회에서 "좌파는 빨갱이"라며 "좌파는 80%의 섭섭한 사람을 이용해 끊임없이 세력을 만들고, 이 대통령을 흔들고 있으며 거기에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게 민주당"이라며 무책임한 색깔론을 펼쳤다.

국회 정무위원장이던 2010년 11월 국회 '경제정책포럼'에 참석해서는 최중경 당시 경제수석에게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섹스 프리(Sex Free)'하고 '카지노 프리'한 국제관광특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황당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또한 허 내정자는 2008년 8월 한나라당 최고위원 재직 당시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앞뒀을 때 광복절을 끼고 일본 오사카로 출국해 골프를 치는 몰지각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위에서 열거된 사례만 봐도 허 내정자가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지닌 청와대 비서실장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생긴다. 정치영역에서 퇴출되어야 할 색깔론을 거침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고, 오해라고 강변하지만 사행산업과 성매매를 관광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사고를 지니고 있고, 국회의원이라는 공인이 광복절이라는 엄중한 의미의 국경일에 부적절한 장소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태열 내정자가 '부동산'과 '전라도'에 대해서 한 발언과 인식을 보면 허 내정자가 그간 했던 허다한 망언과 부적절한 처신이 차라리 애교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먼저 '부동산'에 대한 허 내정자의 인식 수준을 살펴보자.

▲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왼쪽)와 박근혜 당선인. ⓒ뉴시스

허 내정자는 부인이 농지투기의혹에 휘말린 2005년 10월께 KBS와의 인터뷰에서 "겸사겸사 농사짓고, 전원생활 할 생각이지만 땅값이 오르면 좋은 거 아니냐? 이것이 일반국민 상식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이게 선출직 고위공직자의 입에서 나올 소린지 모르겠다.

주지하다시피 '부동산'문제-더 정확히 말하면 토지가치의 사유화'-는 한국사회의 만악의 근원이다. 토지가치의 사유화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정부의 재정할당 및 운용을 왜곡시키며, 기업의 투자를 저해해 고용이 창출되는 것을 방해하고, 부정부패를 양산하며, 주기적인 불황의 원인이 되고, 경기진폭을 크게 만들며, 노사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주택난을 악화시키며, 인프라 구축비용 및 임금 등을 높여 상품 및 서비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대한민국에서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은 모름지기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는 정 반대의 인물이다.

지역감정 조장-정확히 말해 영남패권주의 조장-발언의 백미로 꼽히는 허 내정자의 2000년 4월 총선 유세 발언은 지금 봐도 공분을 불러일으킨다. 허 내정자는 2000년 4월 총선 부산 북강서을에서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맞붙었는데 전세가 불리하다고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세 현장에서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한 뒤 손을 든 시민에게 "혹시 전라도에서 오신 것 아니냐"고 되묻는 망언을 했다.

뒤이어 그가 한 "부산의 자녀들은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사업수완이 있어도 이제는 틀렸다. 앞으로 우리 아들과 딸이 비굴하게 남(호남인)의 눈치나 살피며 종살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자신할 수 있는가"라는 발언은 지금껏 지역감정 조장 발언의 하이라이트로 회자되고 있다.

허 내정자의 노골적인 지역감정 조장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허 내정자는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부산 유세에서 "민주당은 노무현 후보 하나만 경상도고, 나머지는 다 전라도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 이쯤되면 허 내정자를 지역감정 조장 발언의 끝판왕이자 종결자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성 싶다.

한국사회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들은 무척 다양하고 많다. 그 중에서도 경제부문에서는 '부동산 문제'를, 정치영역에서는 '지역문제(영남패권주의)'를 대표적인 요소로 각각 손에 꼽아도 큰 무리는 아닐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 부동산 문제와 지역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시켜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불행히도 허태열 내정자는 부동산 문제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데 완전히 부적격자라는 사실이 그간의 언행을 통해 분명히 드러났다. 만약 박근혜 당선인이 허태열 내정자 임명을 고수한다면 부동산 문제와 지역문제 해결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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