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내가) 완전히 혼자 뛰는 1인 기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신속하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 나름의 판단"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변인이 '단독'으로 인수위 사안을 '취재'해 브리핑하고 있다는 발언은 철저한 보안주의를 내세운 인수위의 대외 공보 창구가 대변인으로 일원화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이 연일 설화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인수위 출범 첫날부터 "기삿거리가 안 된다"며 브리핑을 거부한 데 이어, 10일엔 "내가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뉴시스 |
그는 브리핑 정례화를 요청하는 취재진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정기 브리핑 시간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춰 발표하면 결정된 내용을 늦게 발표하게 된다. 사전 예고를 해서 적절한 시간을 가지고 브리핑하는 지금 방식으로 하겠다"고 못 박기도 했다.
앞서 윤 대변인은 지난 6일엔 "기삿거리가 안 된다. 영양가가 없다"며 인수위원 워크숍 브리핑을 거부한 데 이어, 같은 날 "특종을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면 오보로 끝난다. 특종도 낙종도 없다"며 취재진들에게 '훈계성 브리핑'을 늘어놓다가 되려 '폴리널리스트'라는 역비판을 받는 등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번엔 '아륀지' 아니라 '귤'?"…철통 보안 해프닝도
인수위 출범 첫날부터 박근혜 당선인이 직접 '보안'을 강조하며 입단속을 한 만큼, 인수위원들 역시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매일 간사회의나 전체회의가 열릴 때마다 수십여 명의 취재진이 회의장 밖에서 진을 치고 있지만, 그냥 지나치거나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경제1분과 소속 홍기택 인수위원은 7일 건물 밖에서 진을 치던 취재진에게 갑자기 귤을 나눠줬고,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기자들이 "누구시냐"고 묻자 홍 위원은 "비밀"이라고 답했다. 뒤늦게 알아본 한 기자가 "홍기택 교수 아니냐"고 묻자 "홍기택이 누구냐?"며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취재진에게 '귤'은 줬지만 필요한 '답변'은 주지 않은 셈이다.
이에 기자들 사이에선 "이제 '아륀지 인수위'가 아니라 '귤 인수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장이었던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아륀지' 발언으로 조롱거리가 된 반면, 이번 인수위에선 '귤 해프닝'이 인수위의 보안주의를 상징하는 풍경이 됐다는 것이다.
인수위 홈페이지조차 개설 안 돼…국민 알 권리 제한 우려
출입기자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수위 출범 나흘이 지났지만, 국민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인 인수위 홈페이지조차 개설되지 않고 있다. 취재진에겐 제한된 내용의 브리핑 및 보도자료라도 제공되지만, 일반 시민들은 언론 보도 외에는 인수위에서 벌어지는 사안에 접근할 방법이 아예 차단된 것이다.
앞서 인터넷을 통한 대국민 소통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참여정부 인수위는 인수위 출범 당일 홈페이지를 개통해 자료를 공개했고, 이명박 정부 인수위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정책 제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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