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조지 엔트위슬 BBC 사장은 10일(현지 시각) "<뉴스나이트>가 보여준, 용납할 수 없는 언론의 수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임했다. 취임한 지 두 달 만이다.
조지 엔트위슬이 거론한 <뉴스나이트>는 BBC를 대표하는 뉴스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최근 <뉴스나이트>가 성학대범 관련 오보를 내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뉴스나이트>는 이달 초, 스티브 메샴이라는 남성이 1980년대에 아동 보호시설에서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스티브 메샴은 당시 10대이던 자신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보수당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뉴스나이트>는 그 정치인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처 전 총리의 측근인 알리스테어 맥알파인이라는 소문이 SNS를 타고 퍼졌다. 알리스테어 맥알파인은 이를 부인했다. 뒤이어 스티브 메샴이 알리스테어 맥알파인의 사진을 본 후 "내가 실수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에 한 경찰로부터 '성학대범=맥알파인'이라고 잘못 들었다는 것이다.
▲ BBC. ⓒAP=연합뉴스 |
그러나 파문은 이미 커진 상태였다. 주장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보도한 BBC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그동안 BBC가 쌓아올린 명성에 커다란 흠집을 낸 오보였다.
'국민 MC'로 불리던 BBC 전 진행자 지미 새빌의 아동 성폭행 파문에 이어 벌어진 일이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BBC가 지미 새빌의 범죄를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지미 새빌의 성폭행 의혹을 고발하는 BBC 자체 프로그램이 지난해 방영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BBC는 이미 "신뢰의 위기"에 빠진 상태였다(관련 기사 : 국민MC의 아동 성폭행, '권력 배후' 의혹으로 확대).
한편 조지 엔트위슬 사장의 처신도 논란을 더 키웠다. <뉴스나이트>가 오보를 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조지 엔트위슬 사장은 <뉴스나이트>가 방송되기 전까지 자신은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조지 엔트위슬 사장은 최종 책임자로서 적절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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