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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사람이 아니므니다'"

[기고] 15만4000볼트가 흐르는 현대차 울산공장 앞 철탑에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울산공장 송전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법원에서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받고 해고된 최병승 씨와 천의봉 금속노조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사무국장은 지난 17일 저녁 9시께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중문 인근 송전철탑에 올라 농성에 들어갔다. 11월 1일로 16일째가 됐다. 이런 와중에 최병승 씨가 <프레시안>에 글을 보내왔다. 그는 철탑 위에서 오는 3일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3000인 동조단식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편집자>

김정우 지부장 동지가 단식농성 중에도 철탑농성을 하는 저희를 격려하는 편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너무나 죄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

2009년 현대미포조선 용인기업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으로 구속된 저는 울산구치소 14인치 텔레비전으로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이라고 호소하는 쌍용차 동지들을 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특공대가 야수처럼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힘내시라'는 말 한마디 못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쌍용차 동지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또 24번째 죽음을 막겠다고 단식농성을 하고 계신 김정우 지부장님이 저희를 먼저 걱정하시니 또 다시 고개가 숙여집니다.

현대자동차는 10월 마지막 날 '비정규직 노동자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3000명 신규채용안은 불법파견을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최병승은 18개 범죄를 저질렀으며, 지금도 5개 범죄사실로 수배 중인 자로 복직시킬 수 없고, 13억 임금 청구하여 돈을 벌려고 한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투쟁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 송전탑 위에 있는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 천의봉 씨ⓒ프레시안(최형락)

그러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압니다. 하루 10시간 매주 주야간을 반복하며, 한 달 14시간 특근을 2번 해야 200만 원도 못 번다는 것, 매년 나오는 신차와 개조차량(F/L)으로 2년에서 2년 6개월 사이에 심각한 고용불안을 느껴야 한다는 것, 경제위기가 오면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1순위라는 거를 너무 잘 압니다. 그래서 회사가 좋아하는 해외에서는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노동자 임금을 정규직노동자보다 더 높게 지급하거나 동일하게 지급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이런 현실은 이야기하지 않고, 단지 장시간 노동에 의해 벌어들인 피땀을 가지고 숫자 놀음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겉으로는 대법판결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공장에서는 공정재배치, 블록화, 작업지시서 변경 등 불법파견을 은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또한 현대차가 원인을 제공하여 발생한 형사처벌을 이유로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으며, 판결과 단체협약에 따른 피해보상 요구를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왜곡하는 치졸함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회계를 조작하여 노동자를 정리해고라는 사지로 몰아넣고, 23명의 목숨을 빼앗아 갔습니다. 해고가 왜 살인인지를 보여준 살아있는 모델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쌍용차 자본은 이에 대한 어떠한 잘못도 인정하지 않고 있고, 그 피해를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상하이차 다음으로 쌍용차를 인수한 인도 마인드라 자본은 한 술 더 떠 조작에 의한 정리해고를 합법적 절차를 밟은 것으로 정리해고자는 복직시킬 수 없다고 통보했다 들었습니다.

현대차 자본이던, 쌍용차 자본이던 노동자를 일하는 기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볼 때 정몽구를 비롯한 경영자들은 요즘 유행어로 '사람'이 아니므니다. 왜냐하면 노동자만 착취하여 자신의 배만 불리는 돼지로 밖에 보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법 위에 굴림하고, 위법이 밝혀졌음에도 시정하지 않는 자본을 상대로 싸우는 현대차와 쌍용차 노동자 투쟁은 너무 정당합니다. 그래서 우리 투쟁에 많은 사람들이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쌍용차지부 노동자들! 우리는 공간은 다르지만 노동자 착취에만 눈이 먼 자본과 투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 닮았습니다. 정리해고, 부당징계 해고로 죽어야 했던 동료를 가슴에 묻은 아픔도 닮았습니다. 그리고 목숨을 걸로 이 투쟁을 승리로 만들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것도 너무나도 닮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쟁을 함께 할 수 있고, 함께 승리할 수 있습니다.

2012년 반드시 승리해서 정리해고 없는 공장은 서울에서 제주로 뻗어나가고, 비정규직 없는 공장은 울산에서 서울로 전진하는 역사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우리가 투쟁하고 있는 이상 그 역사는 이미 진행형입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정리해고 없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쌍용차지부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고 싶어, 2012년 11월 3일 3000 동조단식에 이곳 15만4000볼트가 흐르는 철탑에서 천의봉 사무장과 저도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너무 멀어 서울역과 대한문에서 함께 할 수 없지만 마음은 언제나 대한문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오늘로서 23일째 단식투쟁을 하는 김정우 지부장님 건강을 염려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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