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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벼랑끝 단일화'는 감동에 역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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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벼랑끝 단일화'는 감동에 역행한다

[민교협의 정치시평]<6>대선 후보와 그를 둘러싼 세력, 그리고 단일화

정권교체는 단순히 한 사람의 대통령을 교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광범위한 세력교체를 수반한다. 특히 수평적 정권교체의 경우 그러하다. 당연히 대선에서의 승패는 대통령 후보 한 사람의 성공 여부로 그치지 않고 그를 둘러싼 세력의 승패로 이어진다.

문재인과 안철수는 올해 12월 대선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분명 보통 사람의 범위를 넘어선 사람들이다. 역사학자 카(E. H. Carr)는 그의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위대한 인물이란 특출한 개인이면서 동시에 일정한 사회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또한 "위대한 인물은 항상 현존하는 세력의 대표자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기존 권위에 도전하는 방법을 통하여 그가 그 창조를 돕는 세력의 대표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은 민주당의 대표이면서 동시에 민주당이 대변하고 있는 전통적인 민주 개혁세력의 대표자이다. 안철수는 기존의 정당들과 정치질서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창조하고자 하는 제3세력의 대표자이다. 문재인은 민주당이 지금까지 민주개혁진영으로부터 받은 지지와 성원을 고려할 때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그 선결조건으로서 단일화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양보와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 ⓒ뉴시스


안철수는 정치를 막 시작한 만큼 의무 부분에서 문재인보다 훨씬 자유로운 사람이다. 그러나 그 역시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에게 무거운 의무가 있다. 그는 이미 1년 전부터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다"면서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의 지지세력 대부분은 그의 이런 정치적 견해 및 노선에 공감하여 지지를 표명한 것이고 정권교체의 매개물로 그를 선택한 것이다.

개인들로 본다면, 문재인과 안철수는 인생관이나 정치역정에서 상당히 다르고, 따라서 두 사람으로 하여금 무조건 단일화하라고 요구하거나 압력을 넣는 것은 무리한 행위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력으로 본다면 단일화는 두 사람에게 엄중한 의무가 된다. 두 사람을 함께 지지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중 선택해서 한 사람만을 지지하는 사람들 대부분까지도 정치노선에서 두 사람의 차이를 크게 보지 않는다. 특히 양쪽 지지자 대부분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개혁세력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쪽으로든 단일화가 필수적 조건이고, 어느 쪽으로 단일화가 되어도 단일화된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두 사람은 유력한 대선후보로서 자신들의 존재가 바로 정권교체와 단일화를 열망하는 이들 대중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후보등록 마감일 직전에 벼랑 끝 협상이나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단일화를 도모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바람직한 단일화 방식은 아니다. 양 진영이 사전에 집권 후 실천할 최소한의 로드맵을 제시한 후 함께 공통분모를 찾고 그것을 국민에게 공개한 후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양 진영 모두 정치쇄신을 말하는데 지금 당장 국민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최선의 정치쇄신책은 상식에 바탕을 둔 단일화 방안의 제시와 실행이다. 문재인과 안철수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상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권력의지가 약한 사람들이라는 평을 받았고 그런 점들이 오히려 대중의 호기심과 지지도를 증폭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였다. 또 그런 모습이 단일화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게 만들었다. 두 사람으로부터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정치를 기대해 본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는 1000여 명의 교수 회원들로 구성된 교수단체이다. 87년 창립된 이후 현재까지 사회민주화와 교육개혁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민교협의 정치시평>은 민교협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연재하며, 매주 금요일에 <프레시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 칼럼은 민교협 홈페이지에도 함께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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