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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김종인 '선상반란'…갈림길 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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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김종인 '선상반란'…갈림길 선 박근혜

[대선읽기] '국민 통합'하려다 '집안 분열'에 발목잡힌 박근혜

의도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통합'을 외치니 내부가 먼저 분열했고, 그러다 보니 지지율은 자연스럽게 추락했다. 지지율이 떨어지니 다급해진 참모들의 선상반란은 더욱 확산됐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얘기다.

'국민 대통합'을 외치며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던 박근혜 후보가 '100% 대한민국'은커녕 '100% 새누리당'을 만드는 것에도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친박계 2선 후퇴론' 등 당내 인적 쇄신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최측근 최경환 비서실장이 사퇴하는 선에서 마무리됐고, 급기야 박근혜 캠프의 '투 톱'인 김종인 국민행복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위원장직 사퇴라는 초강수까지 꺼내들었다. 자칫하면 대선을 두어 달 앞두고 '선대위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반 년 전에 멈춰 있는 朴의 현실 인식…초지일관 "정쟁은 안 돼"

그러나 정작 사태의 키를 쥔 박 후보는 특유의 '원칙론'만 고수하는 상황이다. 박 후보는 안대희 위원장이 '사퇴 배수진'을 친 8일 "선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다 뒤엎어 새로 시작하자고 하는 것은 선거를 포기하자는 얘기나 같다"고 못 박았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프레시안 자료사진
또 "누구를 탓하고, 누가 잘못됐다고 하기 전에 '나는 당의 승리를 위해 나의 할 몫을 다하고 있는가'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몫부터 다하면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사실상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인사들에 대한 '꾸짖음'으로 들리는 말이다.

박 후보는 이날 충북지역 언론사 편집국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위기 상황 때는 항상 당이 시끄러웠다"며 "내부 권력과 자리 싸움이 있는 것이 정치권의 특징"이라고 현 사태를 일축했다. '정쟁은 정치를 망치는 일'이란 박 후보 특유의 '신념'이 나오는 대목이자, 당내의 쇄신 요구를 단순한 '권력 싸움'으로 치부한 셈이다.

문제는 친이(親李)-친박(親朴)이 격한 '생존 싸움'을 벌였던 최근 몇 년과 대선을 두 달 앞둔 현재의 상황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박 후보는 늘 전자의 상황을 '정쟁'이라 치부해 왔지만,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지지율까지 하락하는 상황에서 후보가 마치 남의 일 보듯이 쇄신 요구를 '정쟁'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인위적으로 친이, 친박으로 나눠선 안 된다"는 박 후보의 발언은 그의 현실 인식이 반 년 전쯤에 멈춰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낳게 한다.

안대희냐 한광옥이냐, 김종인이냐 이한구냐…'양자택일' 기로 놓인 박근혜

당장 박 후보 앞에 놓인 상황이 만만치 않다. 김종인·안대희 두 캠프 좌장의 선상반란은 사실상 박 후보에게 '김종인이냐 이한구냐', '안대희냐 한광옥이냐'는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경제민주화를 두고 이한구 원내대표와 사사건건 대립해온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나와 이한구 원내대표 중 선택하라고 박 후보에게 얘기했다"는 말만 남긴 채 '당무 거부'에 돌입했고, 이에 이한구 원내대표는 "사퇴한다고 (언론이) 쓰면 완전히 오보"라며 버티고 있다.

안대희 위원장과 한광옥 전 의원의 대립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공천 헌금' 사태 등 비리 관련 악재가 줄줄이 터지자 외부에서 '모셔온' 인물이 대법관 출신 안대희 위원장이다. 그러나 곧이어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의원을 영입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안 위원장은 한 전 의원의 비리 전력을 언급하며 국민통합위원장직 내정 철회를 요구했고, 여기에 한 전 의원이 "당시 수사 때 담당 검사에 문제가 있었다"며 오히려 수사를 문제 삼자 사태는 더 꼬였다. 당시 한 전 의원의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이가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있었던 안대희 위원장이다.

결국 한광옥 전 의원을 통해 '통합 이미지'를 만들어 보려던 박 후보의 전략이 영입 인사들의 '내분'으로 철저하게 실패한 셈이다.

'국민 통합' 하려다 '집안 싸움'에 발목잡힌 박근혜, 다음 전략은?

정리되지 못한 외연 확장이 측근들의 '피 터지는 동거'란 내부 갈등만 남긴 사이, 정작 끌어안아야 인사들은 줄줄이 이탈하는 추세다.

지지율이 떨어지자 '예스맨'의 모습만 보여왔던 의원들 사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둘째 치고, 끌어안아야 할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 비박(非朴)계 인사들의 합류는 여전히 난망한 상황이다. 특히 '쇄신의 상징'이었던 새누리당 출신 김성식 전 의원의 안철수 캠프행(行)은 박 후보 입장에선 더욱 뼈 아플 수밖에 없다.

통합의 명분과 그를 뒷받침 하지 못한 전략의 철저한 실패. '집토끼'와 '산토끼'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박 후보가 넘어야 할 다음 산은 당분간은 '국민 통합'이 아닌 '집안 단속'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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