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바라는 영화인들'과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는 25일 대한문(서울 중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6일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10월 6일 해운대(오후 3시)와 한진중공업 정문 앞(오후 7시 30분)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는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한진중공업 문제는 지난해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 오르면서 사회적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수많은 시민들이 김 지도위원의 뜻에 공감하고, 곤경에 처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함께하고자 자발적으로 희망버스에 올랐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조남호 회장을 출석시킨 한진중공업 청문회도 국회에서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갈등을 조장하는 절망버스"(이범관 당시 한나라당 의원)라며 희망버스를 매도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해고는 살인이다. (…) 더는 사람을 죽이지 마라."(정동영 당시 민주당 의원)처럼 조 회장을 질책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그리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조 회장을 둘러싸고 "그만 죽이십시오"라고 항의했다.
비판 여론이 점점 거세지자,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1월 10일 '정리해고자 94명을 1년 안에 재취업시키고, 해고자 생계비로 2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김 지도위원도 85호 크레인에서 내려와 309일 만에 다시 흙을 밟았다.
그 후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서 한진중공업 문제가 서서히 잊혔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노사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는 결국 6월 7일 회사 정문 옆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관련 기사 : 김진숙의 309일 고공농성, 그 뒤 한진중공업에선…)
▲ 85호 크레인 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민주노총 부산본부 제공 |
"이대로라면 노동자 복직 약속 헌신짝처럼 버려질 수도"
25일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자 복직을 약속해놓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회사 정문 앞에서 100일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이 상태라면 정리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복직 약속이 헌신짝처럼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김조광수 감독은 "1년 전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영화인들은 김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희망버스에 올랐다"며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여균동 감독, 배우 김꽃비와 함께 'I LOVE CT85, GANG JUNG'이라는 문구를 들었다. 또한 김꽃비는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아 눈길을 끌었다.
기자회견에는 김조광수 감독 이외에도 김철한·권칠인·이수정 감독, 정진우 희망버스 기획단원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조 회장이 1년 전 정리해고자 복직을 약속했지만 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순환휴직을 실시해 노동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함께한 영화인들은 "영화는 현실을 담아야 한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에 따르면, 희망버스와 관련해 15명이 정식 기소됐고 150여 명이 약식 기소됐다(9월 19일 기준). 벌금 액수는 잠정 집계된 것만 1억 8000만 원인데, 경찰이 발표한 소환자 수를 감안하면 2억 5000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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