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이 하청업체 경영진은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 중 약 10명에게 방사선 탐지기를 납으로 덮어, 계량기 수치가 방사선 노출 한계치 아래로 나타난 것처럼 보이게 했다. 몇몇 노동자들은 현장 선임 감독관이 노동자들에게 방사선 경보기를 조작하게 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경영진이 "우리가 납으로 가리지 않으면, (수치가) 최고조에 달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일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법으로 허용된 노출 한계치를 곧 넘어설 것이므로,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고 감독관이 말했다고 밝혔다.
일본 보건성은 이 보도 내용과 관련해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 원전 복구 작업에 참여한 한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에게 방사선 수치와 관련해 거짓말을 했다고 전한 <커먼 드림즈>. ⓒ<커먼 드림즈> |
후쿠시마 원전 복구 작업에 투입된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는 지난해 3월 사고가 발생한 직후부터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원전 사무라이'라고 부르며 영웅시했지만, 속사정은 그와 다른 경우가 많았다.
2011년 3월 21일, <마이니치신문>은 원전 복구 작업 투입을 앞둔 한 하청업체 직원의 불안한 심정을 전했다. 이 직원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서 (하청)업체에 작업 인원을 요청했다"며 "원전에서 일했던 직업인으로서 자존심보다도 상황이 안정된 후의 일을 고려"해 복구 작업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복구 작업을 거절하면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 있음을 감안했다는 뜻이다.
같은 날, 영국 언론 <가디언>은 '후쿠시마 원전 사무라이의 진실'이라는 기사에서 '원전 사무라이'로 불리는 사람들 중 "많은 이는 과업을 감당하기 어려운 육체노동자들"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가디언>은 원자로 근처에서 일해본 적이 없던 한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근처에서 담배를 재배하는 농부로 살아가며 가끔 부업으로 원전 건설 현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이 남성은 사고 발생 후 원전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이번에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처했던 상황도 <마이니치신문>과 <가디언>이 다뤘던 이들과 같은 맥락이다. 모두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일할 수밖에 없던 이들이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안전 점검을 위해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지했던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오이원전 3호기를 재가동했다. 그 후 원전 반대 시위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16일 도쿄에서는 주최 측 추산 17만 명(경찰 추산 7만5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매주 금요일 도쿄의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리는 시위에 함께하는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20일) 총리 관저 앞 시위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참석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추진하는 소비세 인상에 반대하며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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