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가 개최되고 있는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7일(현지시각)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 WWN)가 주최하는 국제습지 어워드에서 한국의 4대강 사업이 아시아지역 'Grey Award'를 차지했다.
국제 습지 보호활동을 지원하고, 이미 파괴되었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습지상은 2010년 10월 일본에서 개최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처음 시작됐다. 대륙별로 습지보전의 모범사례(Blue Award)와 그렇지 못한 경우(Gray Award)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최고의 습지로 뽑힌 곳은 마다가스카(the Nosivolo river complex), 일본(Marayama-gawa), 불가리아(Pomorie lake), 미국(Wisconsin), 페루(Pantanos de la Villa, Lima), 뉴질랜드(Whangamarino wetland) 등 습지의 보전을 위해 지역공동체와 다양한 협력을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거나, 생태계 복원사업이 잘 추진되는 곳이 선정됐다.
반면, 최악의 습지로는 한국(4대강 사업)을 포함하여 호주(Towra point), 콜롬비아(Lago de Tota), 크로아티아(Kopacki Rit), 서아프리카 배냉 Benin(Lac Nakoue) 습지 등으로 무분별한 개발로 이미 파괴되었거나 사라질 위기에 있는 습지가 선정됐다.
▲ 낙동강이 흐르는 안동 마애습지. 이곳은 4대강 사업 이후, 상당 부분 습지가 사라졌다. ⓒ박용훈 |
이와 관련 크리스 로스트론(Chris Rostron) 세계습지네트워크 의장은 "습지의 운명은 결국 사람들에게 달려있다. 습지는 생태계와 사람들 모두의 삶의 터전이며, 제대로 관리를 할 경우에는 매우 높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단기간의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착취할 경우 삶의 터전은 파괴되고, 생물들은 멸종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로스트론 의장은 "청색상을 받은 습지의 보전과 복원 사례를 통해 지역공동체의 참여를 보장하고 생물종이 풍부한 습지를 보전하면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반면, 회색상을 받은 사례는 습지파괴 사업이 단기간에 인간과 자연생태계에 어떤 재앙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는 2008년 한국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습지보전을 위해 각국에서 헌신하는 환경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조직된 국제 NGO 네트워크다.
한국습지NGO네트워크는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정부는 제11차 람사르협약 당사국 총회와 이어지는 제주 IUCN총회를 통해 4대강 사업을 녹색성장으로 포장해 홍보하려 하고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세계습지네트워크의 회색상 수상은 세계 각국 정부 대표단과 NGO들에게 4대강 사업이 결코 녹색성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수상 의미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회색습지상 수상과 NGO결의안에 언급된 4대강 사업에 대해 정부는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 강의 재복원과 진정한 습지보전 정책의 수립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