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분신대책위와 협의 기간이 지난 6일에 종료됨에 따라 11일부터 밀양시 단장·산외·상동·부북면 4개 지역에 공사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전은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총 161기 송전탑 가운데 울주군·기장군·양산시·밀양시·창녕군 일부 송전탑 84기 기초공사를 완료했다. 주민의 반대가 심한 단장, 산외, 상동, 부북면 등 밀양시 4개면 52기 철탑을 제외한 109기 철탑은 오는 10월까지 모두 설치를 완료해 전체 공정률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공사재개와 관련, 주민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법규와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민대표, 마을 주민 등 성실하게 협의해 철탑의 공사 정상화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하지만 주민은 합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애도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공사를 재개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분신사태 이후에도 개선 방안 등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공사 강행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는 12일 밀양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의를 외면하는 폭력적인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전이 아무 반성 없이, 그리고 분신사태 이전과 똑같은 형태로 주민을 겁박하고, 공사를 강행한다면 결국 그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사재개에 맞춰 주민을 겁박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스님이 혼자 기거하는 산꼭대기 외딴 사찰에 송전탑 공사 하청 업체인 대동전기 직원들이 사냥용 개와 날카로운 낫을 들고 침입했다"며 "놀란 스님은 주민의 도움으로 119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 중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된 법성 스님은 지난 2011년 11월 10일 대동전기 직원에게 음부를 수 차례 가격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 뒤, 정신적 상처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
이들은 "이번 사건은 한전 송전탑 공사 이후 지금껏 주민에게 가해진 유형무형의 무수한 폭력 사태의 전형적인 한 사건으로, 이런 폭력에 대해 우리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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