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몇몇 출판물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고 반입을 금지한 것은 정당한 조치였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국방부는 2008년 7월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노엄 촘스키) 등 23종의 도서를 불온서적으로 지정하고 영내 반입을 금지했다. 명분은 이 책들이 북한을 찬양하거나 반미, 반정부, 반자본주의를 부추긴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이 책들을 출간한 출판사와 저자들 중 일부(실천문학, 후마니타스 등 11개 출판사와 홍세화, 한홍구 등 11명의 저자)는 2008년 10월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 및 금서 조치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검열 행위"라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3부(부장판사 이우재)는 31일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원고들의 책을 불온도서로 지정한 것은 가치 판단이나 평가에 불과할 뿐 구체적인 사실 적시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었고,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어서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방부장관이 법령에 따라 자신의 권한 범위 내에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이상 원고들의 기본권이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불온도서를 지정한 경위와 방법 등을 고려하면 군사상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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