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측이 상식 밖의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장하성 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의 투자고문을 맡고 있는 장하성 교수(고려대)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태광그룹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높였다. 언론을 통해 태광그룹을 더욱 압박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장하성 "태광, 어린이 장난 같은 행위 하고 있다"
장하성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광그룹이 어린이 장난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며 태광그룹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태광 측이 '장하성 펀드'의 주주명부 열람 요청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데 대한 비판이다.
이에 앞서 장하성 펀드는 지난달 태광산업의 자회사인 대한화섬의 지분 5.15%를 확보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태광그룹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가겠다고 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태광그룹 오너 일가의 부당 이익편취 의혹을 제기하면서 태광그룹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중이다.
장 교수는 "태광 측에 주주명부를 열람하게 해달라고 두 차례나 요청했지만 아직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상법과 증권거래법 상 주주는 주주명부의 열람이나 등사를 청구할 수 있는데, 태광 측에서 불필요한 절차로 열람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또 "태광 측이 언론에는 주주명부를 공개한다고 해놓고 나에게는 지금까지 어떤 통보도 하지 않았다"며 "태광이 치졸한 언론 플레이로 일관하고 있다"고 태광에 대한 불쾌감을 가감없이 토로했다.
장하성 펀드가 주주명부에 관심을 갖는 것은 주주명부 열람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절차일 뿐 아니라 태광 측이 상장을 폐지할 경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장 교수는 태광 측이 끝까지 주주명부 열람을 허용하지 않을 때는 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그는 "상장폐지 가능성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위험을 더 방치할 수 없는 만큼 법적 절차를 검토하겠다"고 말해,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가능성도 시사했다.
장하성 펀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국부 창출하는 펀드" 주장
한편 장하성 교수는 장하성 펀드가 사회책임투자,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결국에는 국부 유출을 야기하는 외국계 투기자본과 다를 게 없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는 과거 SK그룹과 경영권 쟁탈전을 벌인 뒤 수천억 원 상당의 이익을 챙기고 한국을 떠난 외국계 펀드 소버린에 빗대어 장하성 펀드를 가리켜 '한국판 소버린 펀드'라고 하는 일각의 비난에 대한 대응이다.
이런 비난에 대해 장하성 교수는 "대한화섬의 주주 구성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게으름의 소치"라고 일축하고 "장하성 펀드는 오히려 국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되받아쳤다.
대한화섬 지분의 95%가 국내 주주 소유인 만큼 장하성 펀드의 활동으로 대한화섬의 주가가 올라가면 결국 국내 주주들이 이익을 본다는 것이 장하성 교수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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