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어디 감히 박근혜 이름을…" 새누리, 문대성에 '발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어디 감히 박근혜 이름을…" 새누리, 문대성에 '발끈'

새누리, 문대성 징계 이유 '표절죄' 아닌 '괘씸죄'?

논문표절 의혹을 받아온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의 거취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태도가 점입가경이다. 문 당선자에 대한 당 안팎의 출당 요구에도 "국민대 심사결과를 지켜보자"며 그를 '비호'했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당선자가 탈당을 번복한 지 하루 만에 180도 입장을 바꿔 그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문 당선자가 탈당 번복 이유로 '박근혜 위원장의 뜻'을 언급한 것이 일종의 '괘씸죄'로 작용한 셈인데, 새누리당은 아예 대놓고 "박 위원장을 팔지 말라"며 발끈하고 있다. '박근혜당'으로 재편된 새누리당의 현 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 17일 탈당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국회 밖을 빠져나가는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 ⓒ뉴시스
'국민대 조사 기다린다'던 새누리, 태도 바꿔 징계 착수

새누리당 황영철 대변인은 19일 비대위 회의 브리핑을 통해 "23일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문대성 당선자와 관련한 사안을 논의키로 했다"며 당이 문 당선자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음을 밝혔다.

황 대변인은 징계 내용에 대해 "근본적으로 표절과 관련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날 이상일 대변인의 설명은 이와 180도 다르다.

전날 밤 이상일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문대성 당선인에 대한 당의 입장'이란 제목의 서면브리핑을 문자메시지로 보내 "(문 당선자) 본인이 당에 누가되지 않도록 스스로 탈당의사를 전해와 당은 그렇게 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탈당을 하지 않겠다고 해 큰 혼선을 빚었다"며 "당에서는 문 당선자의 처신과 관련한 문제를 윤리위로 넘겨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윤리위 개최 이유가 '표절'이 아닌 문 당선자의 '처신' 때문이란 것이다.

문대성 죄목은 '표절' 아닌 '박근혜 심기 침해죄'?

당의 심기를 건드린 그의 '처신'은 전날 있었던 기자회견 번복 소동 때문이었다. 당초 문 당선자는 17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기자회견을 취소하면서 '탈당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그 이유로 "박근혜 위원장님도 국민대 심사를 기다리자고 하셨는데,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로 이 대목이 '박근혜당'의 심기를 건드린 결정타가 됐다. 이상일 대변인은 아예 공식 논평에서 "문대성 당선인은 자신의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위원장을 팔지 말고 스스로 책임있는 행동을 하라"고 발끈했고,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문 당선자가 박 위원장의 뜻 운운한 건 황당한 얘기"라며 "문 당선자가 정신적으로 공황상태인 것 같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거센 출당 요구에도 "국민대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문 당선자를 적극 감싸던 박근혜 위원장도 18일 회의에서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선거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런저런 문제들이 나오고 잡음도 있는 것 같다"며 "만약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걸림돌이 되거나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모두가 박근혜 입만 쳐다보는 상황…박근혜, 당에 자율성 줘야"

문 당선자의 거취 문제로 시간을 끌던 새누리당은 사태가 '탈당 번복' 등으로 확대되자 재빨리 수습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우왕좌왕한 처사로 박근혜 위원장의 체면 역시 적잖이 구겨진 모양새다.

선거기간 야권의 '논문표절 의혹'엔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를 적극 감쌌던 새누리당이 문 당선자의 '탈당 번복' 이후 갑자기 태도를 돌변해 징계에 착수한 것 역시 스스로 '박근혜당'을 자임한 꼴이란 비판도 나온다. 현재 당내에선 문 당선자에 대한 출당 또는 영구제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1인 독주' 체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애초 (박 위원장이) 국민대 조사를 기다리자고 해서는 안 됐다"며 "처음부터 박근혜 위원장이 '당 윤리위에서 처리할 것이다'는 정도의 얘기만 했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인 목사는 더 나아가 "김형태 당선자도 탈당하면서 '박 위원장에게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했고, 문 당선자도 '박 위원장 뜻에 반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두 사람이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은 박근혜 위원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사태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 위원장이 사실 조사를 한 뒤 결정하겠다고 하니 그 핑계를 댄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인 목사는 "모든 사람이 박 위원장의 의중, 입만 쳐다 보고있는 것은 잘못됐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당에 자율성을 줘야 한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일부 친박계 인사가 박근혜 위원장의 총선 승리로 대선 경선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한 아부"라며 "새누리당에 대선주자가 박 위원장 밖에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당이냐"고 비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