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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미 FTA 협상, 다른 데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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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미 FTA 협상, 다른 데서 하라"

외통부에 공문…도민 과반수 "한미FTA 반대"

다음달 하순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협상의 개최지로 제주도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막상 제주도는 최근 외교통상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장소를 제주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제주도의 이같은 요청은 한미 FTA 4차 협상 장소로 제주도가 거론되는 데 대한 도내 시민사회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FTA 4차 협상 장소로 제주도 유력
  
  한미 FTA 협상은 한미 양국을 번갈아 가며 진행되고 있다. 다음달 말에 열리는 4차 협상은 한국에서 열리게 돼 있다. 정부는 제주도와 부산을 협상장소 후보로 놓고 저울질하고 있지만, 사실상은 이미 제주도로 잠정 결정해 놓은 상태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15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4차 협상장소가 확정된 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제주도가 가장 유력한 곳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음주에 협상 장소가 확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제주도는 정부의 이번 방침에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제주도가 한미 FTA 4차 협상 장소가 되는 데 대한 도내 시민사회의 여론이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FTA가 감귤을 비롯한 제주도 특산 농산물 재배농가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대시키고 있다.
  
  제주도는 이런 지역사회의 여론을 고려해 한미 FTA 4차 협상 장소를 제주도로 정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외교통상부에 전달했다. 제주도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싸우는 모습이 외부로 비쳐지는 것은 제주도의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14일 오전 외교통상부에 제주도의 입장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FTA 협상 제주 개최에 대한 제주도 시민사회 반발 확산
  
  정부가 한미 FTA 4차 협상 장소로 제주도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제주도의 시민단체들은 최근 잇따라 반대 성명을 내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미FTA저지 도민운동본부'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가 끝내 한미 FTA 협상을 포기하지 않고 4차 협상 제주 개최를 강행할 경우 우리는 노무현 정부와의 한판 대격돌을 준비하겠다"며 "제주도민들의 뜻을 모아 4차 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민운동본부는 이어 "제주도정을 책임진 김태환 도지사는 이제라도 한미 FTA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의사가 무엇인지를 똑똑하게 확인하고 정부를 향해 제주 개최 철회를 위한 단호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제주지역언론노조협의회, 서귀포시민연대 등 제주지역의 다른 시민사회단체들도 제주도를 한미 FTA 4차 협상의 장소로 결정하는 데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제주MBC 여론조사 "제주도민의 과반수가 한미 FTA에 반대"
  
  한편 제주MBC가 최근 제주도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민의 과반수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민단체들만 한미 FTA 협상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제주MBC가 지난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20세 이상 성인 도민 1015명을 대상으로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3.4%가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한미 FTA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33.6%에 그쳤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의 이런 반대 및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제주도를 한미 FTA 4차 협상 장소로 조만간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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