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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길 순 있어도 울릴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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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길 순 있어도 울릴 순 없다"

[project 광없페]<1>한미FTA와 프레시앙의 태동

안녕하세요. 프레시안 전략기획팀장 김하영입니다. 프레시안이 2012년 새해를 맞이해 '광없페'라는 생소한 이름의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광없페'란 '광고 없는 페이지'를 줄인 말입니다. 자발적 구독료, 혹은 후원회원을 뜻하는 '프레시앙'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입니다. 프레시안 애독자들에게서 "지저분한 광고를 안 볼 수 없느냐"라는 요구가 많았습니다. 이에 '프레시앙'들에게는 광고가 전혀 없는 웹페이지를 서비스하자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광고수입이 매출의 상당비율을 차지하는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그게 2011년 4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홍보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아직 이 획기적인 서비스를 모르시는 독자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올 1월부터는 큰 맘 먹고 광고 없는 페이지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자 합니다. 저희가 이 캠페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광없페'가 단순한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디 목적은 '프레시앙' 가입을 권유하기 위해서이지만 이렇게 제가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이유는 독자 여러분들과 독립언론의 길, 광고에 대한 담론, 더 나은 인터넷 환경에 대한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광없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생각, 고민이 담긴 기고도 환영합니다.(보내주실 곳: richkhy@pressian.com) <편집자>

2006년 2월. 노무현 정부는 돌연 한미자유무역협정(한미FTA) 추진을 선언하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프레시안은 정부의 선언 직후부터 '한미FTA 뜯어보기' 시리즈 등을 통해 한미FTA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집요하게 파헤쳤습니다. 저희들의 공격적 보도 때문인지 그해 가을부터 모든 정부광고가 끊겼습니다.

하지만 그해 연말, 프레시안은 한미FTA 관련보도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수여하는 민주언론상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언론노조는 "인터넷매체로서의 한계와 열악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한미 FTA를 심층 보도해 이 문제의 공론화에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관련기사: <프레시안> 한미FTA 취재팀, '민주언론상' 특별상 수상)

당시 이주명 팀장과 노주희 기자는 '투자자-국가소송제'가 한미 FTA 협정문 우리 측 초안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폭로해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는 지금까지도 한미FTA 최대의 독소조항으로 꼽히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2006년 민주언론상 본상을 받은 <PD수첩>팀의 수상 이유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과 '한미FTA, 진실과 거짓' 보도였고, 또 한 명의 공동수상자인 KBS 이강택 PD(현 언론노조 위원장)의 '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 '얼굴없는 공포, 광우병-미국 쇠고기 보고서'였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미FTA, '외눈박이'의 시각을 바로잡습니다"라는 제목의 아래 같은 공격적 광고가 시작됐습니다. 특히 프레시안에게는 통상 광고비의 10배에 가까운 파격적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프레시안의 소신과는 정 반대되는 의견광고를 싣는다는 건 내키지 않는 일입니다. 그러나 눈 딱 감고 받으면 상당한 광고수입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솔깃하지 않을 수 없는 제안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 광고를 받으면 그동안 끊겼던 정부광고도 재개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 ⓒ프레시안

하지만 정부의 한미FTA 광고 제의에 대해 편집국 기자 대부분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프레시안의 논조와 졍면으로 충돌하는 광고를 어떻게 실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반면 "광고와 기사는 별도"라며 "한미FTA를 반대하는 기사와 찬성하는 광고가 함께 실려서 안 될 이유가 없다"는 '현실적'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언론계의 관행이고 기사 논조와 광고 의견이 엇갈려도 아무 문제 될 게 없다는 얘기였습니다. 참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그 때 박인규 대표가 결정을 내렸습니다.

"내 자식들 굶길 수는 있어도 눈물을 흘리게 할 수는 없다."

갑론을박의 와중에 광고 게재를 반대하던 한 기자가 흘린 눈물을 보고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결국 프레시안은 정부의 한미FTA 광고를 싣지 않았습니다. 이후 '한미FTA 뜯어보기' 시리즈는 500회를 넘겨 계속됐습니다만 노무현정부가 끝날 때까지 정부 광고는 거의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 때 저희는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광고 의존도를 줄여야겠다.' 그리하여 시작된 것이 '자발적 구독료 납부' 회원 개념인 '프레시앙'입니다.

[다음 회에 계속]

**지금부터라도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보시려면 아래 '광없페' 캠페인 배너의 '프레시앙 가입'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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