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급식용 통조림 제품 10개 중 8개에서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 비스페놀A란 생식계 발달 장애와 지적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이다. 이것에 다량 노출될 경우 행동장애, 생식계 암 발생, 비만, 당뇨, 성 조숙, 천식, 면역계 이상 등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국민행동)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교 급식 납품 목록상 29개 통조림 제품을 분석한 결과 25개 통조림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꽁치가 들어있는 통조림 제품 4개에서 각각 157㎍/㎏ 이상 비스페놀A가 검출됐고 그 중 하나는 281.09㎍/㎏이 검출돼 조사 제품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가장 높은 수치가 나온 꽁치 통조림을 기준으로 10세 아동(체중 35.5㎏)이 한 끼 제공량(100g)을 섭취하면 생식기와 발암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일일 섭취량 1㎍/㎏(체중)보다 조금 못 미치는 0.797㎍/㎏(체중)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조림 식품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인 비스페놀A가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모니터링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이는 비스페놀A가 통조림의 오염과 부식을 방지하기 위한 에폭시 수지 라이닝 물질로 사용되는데 모순되게도 통조림 보관 상태와 기간에 따라 캔이 부식되며 비스페놀A가 용출되기 때문이다.
비스페놀A는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사용 금지가 추진되고 있으며, 이들 나라의 기업들은 소비자 건강을 염려해 비스페놀A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스페놀A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관리 대책이 없다는 게 발암물질 국민행동 측 주장이다.
발암물질 국민행동은 "정부는 서둘러 통조림 제품에서 비스페놀A가 검출되지 않도록 관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화학물질에 민감한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해 급식자재에 비스페놀A 코팅이 된 통조림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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