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사죄하라' 청원서 유엔 일본대표부에 전달

생존사 이용수 할머니 "일본은 하루빨리 사죄하라""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종군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이옥선 할머니가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주재 일본대표부를 방문하고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사죄하라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이 청원서는 할머니들을 초청한 한인유권자센터와 커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가 지난 13일 공동으로 개최한 홀로코스트와 종군위안부의 만남 행사장에서 2시간 만에 받은 것으로, 뉴욕지역 정치인과 유대인 커뮤니티, 한인 커뮤니티 지도자 등 130여 명의 서명을 담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청원서 전달에 앞서 "15살에 끌려가서 강제로 일본군 위안부를 해야 했고지금의 나이가 될 때까지 혼자 살았다"면서 "일본은 하루라도 빨리 사죄하고 배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1000번이나 되는 수요 집회를 한국에 있는 일본대사관에서 했다. 그런데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일본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며 "일왕은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 대표로 나온 기무라 테츠야 공사(일본대표부 인권 및 인도주의 사업 당당부장)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이슈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차례 사과를 했으며, 그에 대한 보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무라 공사는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면서"청원서와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을 본국 외무성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용수 할머니는 "누가 누구에게 사과를 했는가? 나는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 보상도 받지 않았다. 국민기금은 일본정부가 보상하는 것이 아니고 사적인 기금이다. 왜 사적인 기금으로 보상을 했다고 하느냐"며 반박했다.

이날 세 할머니가 일본대표부 건물 앞에 도착하자 일본대표부 측은 인원이 많다는 이유로 건물 밖에서 청원서를 받겠다고 했으나 이용수 할머니가 이렇게 문전박대를 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느냐고 항의해 일행은 건물 로비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