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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부친 사학재단 관련 의혹 "해명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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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나경원, 부친 사학재단 관련 의혹 "해명 않겠다"

박원순 측 "남의 작은 할아버지까지 악용하더니" 맹비난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친 소유의 사학재단 관련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정책 질문은 안 하느냐"며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선거는 제 선거이기 때문에 아버님과 관련한 것에 대해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인데, 정작 나 후보 측은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를 '네거티브 공세'가 아닌 '후보 검증'이라고 주장하는 입장이다.

나경원, 부친 사학 관련 의혹엔 "이번 선거는 내 선거" 궤변

나 후보는 17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부친 소유 사학에 대한 '청탁 의혹'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제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나는 꼼수다>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이 진행 중이던 2005년 나경원 후보가 당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위원이었던 자신을 찾아 "아버지 소유의 학교를 교과부 감사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정봉주 의원하고는 연배가 비슷해서 제법 친하게 지냈었고, 그 당시 여러 가지 루머가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했을 뿐, 감사의 대상이 될 만한 무슨 사건이 없었고, 그래서 부탁할 건이 없었다"며 다소 '애매'한 답변을 늘어놨다.

사회자인 손석희 교수가 "정 전 의원의 주장은 들으셨겠지만 부친 학교에 전교조 교사들이…"라고 재차 질문을 이어나가자, 나 후보는 사회자의 말을 끊은 뒤 "저는 제 선거와 관련해 자꾸 아버님과 관련된 의혹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선 제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답변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손 교수가 "이것 역시 후보 검증 아닌가"라고 반박하자 나 후보는 재차 "아버님과 관련된 것에 대해선 말씀 드릴 필요가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제 선거다. 서울시장 후보는 나경원이다"라고 일축했다.

상대 후보 '가족 수색'은 '검증'이라더니…희한한 '이중잣대'

그러나 부친과 관련된 사안은 해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나 후보 역시, 상대편 박원순 후보에 대해선 양자 입적과 관련한 친인척 관련한 사안, 부인 소유의 인테리어회사에 대한 사안 등 광범위한 공세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도 나 후보는 인터뷰 초반 박 후보에 대한 공세가 '네거티브 선거전'이란 지적에 대해 "그것은 당연히 필요한 절차와 수순"이라며 "그건 저희의 전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자연스러운 일이고, 서울시장이란 막중한 자리를 가려고 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거쳐야 될 절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 후보는 정작 자신의 부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3분여 만에 말을 바꾸는 등 '이중 잣대'를 드러냈다.

나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 후보를 지지하는 '자화자찬 멘션'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빈축을 산 것에 대해선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연동하는 과정에서 무슨 실수가 있었다고 실무자들이 보고를 하던데, 저희 직원이 아닌 새로 캠프에 합류한 친구가 실수를 했다고 들었다"며 실무진 탓으로 돌렸다.

나경원 "검증 수준이 다르다", 박원순 측 "아무리 특권의식에 사로잡혀도…"

나경원 후보의 민감한 반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 후보는 트위터 계정의 '대리 작성' 의혹과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대한 공격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정책이나 공약 이런 건 안 물어보시나"면서 "저는 손석희 선생님 인터뷰를 거의 해본 적이 없는데 야권 후보는 많이 하셨더라"고 짜증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손 교수가 "야권 후보는 제가 인터뷰 한 적이 없다"고 답하자 나 후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인터뷰하지 않았나"라고 형평성 문제를 거듭 제기했고, 이에 손 교수는 "그 땐 나경원 의원하고도 인터뷰를 했었다"고 답해 나 후보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 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검증의 형평을 맞춘다는 이유로 수준과 차원이 다른 이야기를 자꾸 질문하시는 것 같아 말씀드렸다"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에 손 교수는 "그렇지 않다. 박 후보와는 아직 인터뷰를 안 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편, 나 후보의 이 같은 인터뷰에 박원순 후보 측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박 후보 측 양순필 부대변인은 이날 '남의 작은할아버지까지 악용하며 자기 아버지는 빼라는 나경원 후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는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인 박 후보의 작은할아버지까지 끌어들여 네거티브 흑색선전에 악용해 왔다"면서 "고인이 된 남의 작은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매도해도 되고, 자기 아버지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인가. 아무리 특권의식에 젖어 살아왔다고 해도 정말 이중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양 부대변인은 "나 후보는 자기 아버지가 소중하듯이 상대의 가족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아무리 선거라지만 트위터를 조작하고, 장애인 알몸 목욕을 홍보에 활용하고,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패러디 소재로 삼는 것은 '더러운 선거' 행태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 후보는 자기 아버지 학교를 감사에서 빼달라고 청탁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이 사안은 아버지의 문제가 아니라 나 후보가 불법·부정 청탁을 했는지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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