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귀환…"대북정책,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

"향후 정치적 방문도 검토…정부와 교감 있었다"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엄격한 상호주의에서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북 중 북측 관계자를 만나진 않았지만, 향후 정치적 방문을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홍준표 대표는 30일 개성공단 시찰 후 경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성공단은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축이고 나아가 평화공동체로 갈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에 개성공단에 한해서는 5.24 조치를 좀더 탄력성 있고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 원칙을 유연한 상호주의로 전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문제로 출발해 북한의 성의있고 진정성있는 태도 변화를 주목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대표로서 처음으로 개성공단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홍준표 대표가 30일 오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웃고 있다. ⓒ뉴시스

홍 대표는 "이번 방문은 출발할 때부터 실무 방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기회가 있으면 정치적 방문도 고려할 수 있다. 문제는 북측의 성의있는 태도 변화"라고 추가 방문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이번 방문의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나라당 대표 자격으로 방문을 했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방문을 비롯한 남북경제협력에 대해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정부와 교감이 없었다면 방북 승인이 날 수 있겠느냐"고만 답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5.24 조치로 자금 압박 심해…대책 마련할 것"

이밖에도 홍 대표는 개성공단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정부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실제 공단에 가보니 입주업체들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며 "개성공단 100만 평 중 입주율이 37%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근로자 부족 문제도 심각했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5.24 조치로 인해 건축공사가 지연된 지역이 많아 자급 압박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와 협의해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 보장이 강화되어야 한다"면서 "개성공단의 삼통 문제가 시급히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대표는 △개성시내와 공단 사이의 비포장 도로를 보수할 것 △원거리에 있는 북측 근로자 수송을 위해 출퇴근 버스를 확대할 것 △5.24 조치로 금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주업체 대책을 마련할 것 △소방서 및 의료 시설을 확충할 것 등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