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가 <PD수첩>에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일보> 평기자들이 성명을 내고 회사의 대응에 집단 반발을 했다.
<PD수첩>은 지난 20일 '나는 아간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조용기 순복음교회 원로 목사와 그의 가족의 비리와 부정 의혹을 다뤘다. 그러자 <국민일보>는 21일자 기사와 사설을 통해 "기독교를 집요하게 폄훼하는 <PD수첩>"이라며 정정보도 요구와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하지만 차장대우 미만 평기자 중 63명은 27일 '우리를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말라'라는 제목으로 낸 성명에서 "<국민일보>의 제호가 이토록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며 "치욕스럽다"고 밝혔다.
실명으로 낸 성명에서 이들은 "사설은 제목에서 '기독교를 집요하게 폄훼하는 PD수첩'이라고 주장했다"며 "팩트부터 틀렸다. <PD수첩>이 다룬 건 조 목사 일가의 비리와 부정 의혹이지 기독교 정신의 폄훼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왜 사설은 조 목사 일가의 비리와 부정을 기독교와 동일시 해 오히려 기독교 전체 얼굴에 먹칠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신문 10면에 게재된 기사와 관련해서도 "이 글은 형식부터 괴문서나 다름없다"며 "기사의 형태를 띤 이 글은 바이라인조차 달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글에는 '본보 MBC에 정정보도 요구'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며 "왜 정정보도의 주체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 개인이 아닌 국민일보여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런 일련의 형태를 현 경영진과 실국장의 명백한 지면 사유화로 규정한다"며 "또 이를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선배들에 대해서도 실망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민일보가 추구하는 기독교적 가치가 지금처럼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 일가를 일방적으로 대변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국민일보 기자로서 계속 일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기자들 중 그 누구도 국민일보 명의의 알림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우리는 국민일보의 일원이 아닌 것인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싶다"며 "젊은 기자들은 이런 상황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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