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가격 상승률이 심상치가 않다. 지난달 월세가격 상승률이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가격도 2003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월세 가격의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은 올해 들어 매달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평균 월세는 2010년 6월보다 2.8% 올랐다. 1996년 10월에 2.9%가 오른 것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기별로도 올 2분기 월세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6% 올라 1996년 3분기(2.8%)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보였다.
2분기 월세 상승률은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부산이 4.8%로 가장 높았고 제주(3.7%), 서울(3.2%), 대전(3.1%) 등의 순이었다. 부산의 2분기 월세상승률은 1993년 4분기(5.3%) 이후 최고치이고, 서울은 2008년 4분기 (3.3%) 이후 월세가 가장 많이 올랐다.
전세 가격 역시 월세와 비슷한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4.6%로 2003년 5월 4.8% 이후 최고치다. 올 2분기 전세가격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3% 올랐다. 이는 2003년 2분기(4.7%)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2분기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전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전으로 6.6%의 상승률을 보였다. 경남 5.9%, 부산 5.5%, 서울 4.4% 등의 순이었다.
전·월세값의 가파른 상승세, 올 가을에 더욱 심해진다
이러한 전·월세 가격 상승 원인은 수도권의 경우 주택 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는 것이 근본원인이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거라는 기대로 전세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
실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3805건으로 4월 거래건수(4787건)에 비해 20% 감소했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건수도 1만5080건으로 전 달(1만7940건)에 비해 15.9% 떨어졌다.
공급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5월 25일 발표한 '전세 시장 동향 및 구조 변화' 연구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지역에서는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2010년에는 지난 6년 평균 대비 110%대의 공급률을 보였다. 이로 인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했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충분한 공급량에도 불구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주택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세가격 상승을 심화시켰다. 여기에 임대인의 월세 선호 현상도 전세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임대인들은 현재의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목돈을 은행에 놓고 이자를 받는 것보다 차라리 월세를 받는 게 더 많이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값은 물론 월세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올 가을에는 이런 상승세가 더욱 심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가을철 늘어나는 이사 수요에 맞춰 전세가격은 또 다시 상승할 전망이라는 것. 또한 재개발 지역의 이주 수요가 늘면서 전세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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