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조영래, 황인철, 이돈명, 그리고 홍성우…'인권변론'의 역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조영래, 황인철, 이돈명, 그리고 홍성우…'인권변론'의 역사

주인공들과 함께 하는 <인권변론 한 시대> 출판 기념회

요즘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에서는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검사가 되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회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돼야 하는' 시대가 있었다. 여전히 양심적인 변호사들의 활약이 없어선 안 되고, 계속되고 있지만 과거 30년 동안의 군사정권 시절, 이른바 '인권 변호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민주주의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고인이 된 조영래, 황인철, 이돈명 변호사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리고 이 반열에 있는 또 다른 인물이 있으니 '민청학련사건'부터 '전두환 재판'까지 법정에서 한 시대를 변론해온 홍성우 변호사다. 그가 변론한 한 시대가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의 대담으로 기록과 함께 780쪽짜리 책 <인권변론 한 시대>(대담 한인섭, 경인문화사 펴냄)으로 나왔다.

▲ 인권변론 한 시대 ⓒ경인문화사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려 4만6000쪽의 변론자료 등 기억만이 아닌 기록에 의거했다는 점이다.

홍 변호사와 5년 간 변론자료를 정리하고 대담을 통해 증언을 기록한 한인섭 교수는 "홍성우 변호사는 민주화의 열망 속에 분투했던 한 시대상을 형사법정의 무대에 항상 있었던 분들 중 홍성우 변호사는 주역이었으면서도 생색도 내색도 않고 있었다"며 "오히려 덜 알려진 편이지만 인권변호의 흐름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실로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특히 "놀랍게도, 홍 변호사가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현대사의 원사료인 변론 기록을 몇 십 년 동안 보관하고 있었다"며 "기록을 정리하는데 2년이 걸렸고, 홍 변호사와의 대담을 통해 100시간 동안 증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인권 변론사 뒷 편의 많은 숨겨진 이야기들도 담겨 있다. 김수환 추기경이 인권변호사들과 연대를 시작한 것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지학순 주교가 구속된 이후라고 한다.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때도 김현장과 문부식을 숨겨준 최기식 신부가 구속되자 인권변호사들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이 책은 1970년대를 1부로, 1980년대를 2부로 나누고 있다. 이 두 시대의 '인권 변론' 차이점은 무엇일까? 홍 변호사는 "1970년대가 '긴조시대'(긴급조치시대)라면, 80년대는 '국보시대'(국가보안법시대)라고 불렀다"며 "그래도 다행인 것이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인권변론을 담당할 변호사들이 훨씬 늘어난 점"이라고 말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 학창시절에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의 경험을 쌓은 친구들이 1980년대에 변호사가 돼 인권변호사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홍 변호사는 처음부터 '인권 변호사'였을까. 1938년 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1961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이후 해군법무관을 마치고 1965~1971년까지 판사를 했다. 1971년 사법파동 당시 변호사로 개업했다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을 계기로 인권 변론을 시작했다.

홍 변호사는 이 책 서문에 "돌이켜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처음 변호사를 시작할 때 나는 그저 평범한 변호사로 살아가려니 했을 뿐이었다"면서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군법회의 법정에 선 학생들의 사건을 만나면서 인생행로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따분한 일상에 지쳐 방향타 없는 조각배처럼 떠돌던 내 인생이 그 어떤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리듯 이 땅의 양심범들을 변호하는 일에 매달리게 되었다"며 "내가 할 일이 바로 이거다 싶어 한 눈 안 팔고 외길을 달려왔지만 때로는 많이 피곤하고 외로웠고, 처음 변호사를 시작할 때 세웠던, 가정의 재정적 기초를 튼튼하게 하겠다던 애초의 다짐도 좀 수정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조금도 거짓없이 고백하지만 한 순간도 내가 가는 길을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책 주인공들과 함께 하는 출판 기념회

출판을 기념해 30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주최로 특별한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한 시대를 관통하는 기록이기에 이 책은 '인물 현대사'이기도 하다. 기념회에는 이철, 유인태, 이부영, 문용식, 신형식, 정선순, 김주언 등 '인권 변호'로 살아 남은 옛 피고인들과 무려 7심까지 갔던 '송 씨 일가 간첩단조작사건' 가족들이 참석해 시대와 인권변호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를 갖는다.

기념식 회비는 3만 원, 저녁 식사와 함께 정가 2만7000원인 <인권변론 한 시대>가 증정된다. 다음은 기념식 식순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