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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투기하다 경제범죄 혐의액 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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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은행, 투기하다 경제범죄 혐의액 7조"

특혜인출·금융감독기관으로 수사 확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2일 부산저축은행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이 밝힌 범죄 혐의 액수만 7조 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불법대출' 수사를 일단락하고 금융당국 로비, 특혜 인출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오전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61)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와 주요 임원 등 10명을 구속 기소,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구속기소된 인물은 박 회장을 비롯해 김양(58) 부회장, 김민영(65) 부산저축은행장, 강성우(59) 부산저축은행 감사, 오지열(58) 중앙부산저축은행장, 김태오(60) 대전저축은행장, 김지섭(53) 전주저축은행장 등이다.

■ 부동산 개발에 은행 돈 끌어다 썼는데, 거의 망해

액수로 보면 불법대출 혐의가 가장 크다. 박연호 회장 등은 부동산 시행사업 등을 직접 수행하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120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대주주와 무관한 독립사업체인 것처럼 위장, 부산저축은행그룹 5개 계열 은행에서 총 4조5942억 원을 불법대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이 대주주에게 대출을 해줄 수 없다.

120개 특수목적법인은 저축은행 관계자 명의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관계 없는 사람들의 명의를 빌렸고, 빌린 120개 명의에 대해 월 50만~200만 원의 급여는 물론, 4대 보험료를 지급했다. 이렇게 위장하는데 드는 비용만 연간 130~150억 원이라는 것이다.

또 특수목적법인을 운영하는 은행직원들도 전문성이 없어 성공한 사업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특수목적법인들은 납골당 개발, 휴양지 개발, 선박 투자 등 닥치는대로 개발 사업을 했지만, 시공에 들어간 업체는 120개 중 고작 21개에 불과했다.

부동산 개발이 부산저축은행 부실의 주범이 됐다. 부산저축은행은 총자산이 10조 원을 넘는 국내 최대 저축은행이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3조2000억 원) 연체율이 35.14%에 이른다. 2010년 6월에는 1%대였다.

사실 그동안 분식회계로 부실을 눈가림해왔다. 검찰이 밝힌 분식회계 규모만 2조4533억 원이었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해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고, 대주주는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부상 흑자'라 박연호 회장 등 대주주·경영진은 6년간 329억 원의 배당금과 191억 원의 연봉·상여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출 심사나 담보 확인 없이 대주주 친인척 등에 '묻지마' 대출을 해준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 배임 혐의도 받고 있는데, 이 액수만도 5개 계열은행에 5060억 원이다. 박 회장이 개인 빚을 갚기 위해 부산1·2저축은행에서 타업체에 대출해주는 명목으로 44억5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 특혜인출-금융당국 로비 수사…검찰 '권력층' 겨냥하나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대주주나 임원들이 법인자산을 빼돌린 것이 없는지 추적하는 한편, 영업정지 직전 가족과 친인척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최근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들이 '특혜 인출'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있어 검찰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특혜 인출' 의혹에 대한 수사전담팀을 꾸렸고, 영업정지 전 예금인출 3588건, 1077억 원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또 부산저축은행이 부동산 시행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수차례 검사를 시행했음에도 불법대출을 적발하지 못한 점 등에 주목해 수사범위를 금융당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금감원 출신 감사'가 1차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이 금감원 출신을 영입해 감사는커녕 '로비 창구'로 활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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