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항영 |
이제 강은
내 책 속으로 들어가 저 혼자 흐를 것이다
언젠가는
아무도 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이제 강은
네 추억 속에 들어가 호젓이 흐를 것이다
네 추억 속에서
하루하루 잊혀질 것이다
이제 강은
누구의 사진 속에 풀린 허리띠로 내던져져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언젠가는
그것이 강인 줄 무엇인 줄 모를 것이다
아 돌아가고 싶어라
지지리 못난 후진국 거기
이제 강은
오늘 저녁까지 오늘 밤까지 기진맥진 흐를 것이다
자고 나서
돌아와 보면
강은 다른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이없어라 내가 누구인지 전혀 모를 것이다
그들은 왜 강으로 갔을까. 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파괴'의 현장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기록했을까. 이제는 막바지로 치달은 4대강 사업에 관한 세 권의 책이 출간됐다. 고은 외 99명이 쓴 시집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한국작가회의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 엮음, 이하 아카이브 펴냄), 강은교 외 28명의 산문집 <강은 오늘 불면이다>(한국작가회의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 엮음), 성남훈 외 9명이 참여한 <사진, 강을 기억하다>(이미지프레시안 기획)가 그것들이다.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를 얻어 문인들과 사진가들이 기록한 '강의 오늘'을 <프레시안> 지면에 소개한다. 오늘도 포클레인의 삽날에 신음하는 '불면의 강'의 이야기는 한 달여 동안 독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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