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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구미가 항구산업 대상도시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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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구미가 항구산업 대상도시인 까닭은?

[죽음의 둔치, 친수법④] 4대강 사업이 운하가 아니라는 '거짓말'

4대강사업으로 확보되는 물의 총량은 13억톤. 왜 이렇게 많은 물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정부는 보를 통해 물을 가두고 많은 양을 확보하면 물이 깨끗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주장은 국책연구원에 의해 깨졌다. 올해 3월 21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낙동강에 '클로로핀-a'가 증가해 녹조가 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렇다면 홍수예방과 가뭄시 물 확보라는 측면에서는 어떨까. 13억톤의 물이 홍수 예방과 물 확보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까?

국토해양부는 2008.12.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로. 2011년 약 8억 톤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2025년 수도정비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이 아니더라도 지금의 공급능력으로도 260만 7000톤, 연간 95억 1555만 5000톤이 남는다고 한다. 즉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가 아니다.

게다가 국토해양부 자료에 의하면 4대강 본류, 보가 세워지는 구간은 가뭄의 발생기간이 상대적으로 적고, 홍수 발생에 따른 피해액도 거리가 멀다. 낙동강에서만 10억톤의 물을 확보할 예정이지만, 낙동강 본류는 물 확보에 어떤 혜택도 없다. 오히려 홍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13억톤이라는 물의 양에만 집착하고 있을까?

대구와 구미가 왜 항구 산업 대상 도시인가?

2008년 12월 25일 국무총리실은 보도자료에서 4대강 정비사업은 수심 2m, 보 높이 1~2m의 소형보를 설치하기로 해 논란이 되었던 '대운하'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6개월 후인 2009년 6월 8일에 낸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서는 수심 6m 이상, 보의 높이는 5~10m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낙동강의 경우 보 높이의 평균은 수심 7.4m, 보 높이 11.2m로 국무총리실에서 발표한 대운하사업의 기본 조건을 충분히 도달하고도 남았다.

하천에 설치되는 보와 준설 등 물리적인 변화 외에도, 정부 내에서도 묘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4대강사업 핵심 담당자들이 2009년 5월 9일부터 17일까지 독일과 네덜란드의 유럽 운하를 방문했고, 운하찬성론자로 잘 알려진 정동양 교수도 참석했다. 6개월 사이에 정부에서도 입장이 뒤바뀐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지난해 MBC <PD수첩> '4대강 수심6M의 비밀'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방송에서 주장했던 내용은 크게 4가지다. 4대강사업이 △홍수예방 효과가 없다는 점 △가뭄해결에 효과가 없다는 점 △청와대에서 TF팀을 구성해 개입 △4대강사업은 대운하를 위한 발판 또는 대운하 사업이라는 점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또 이렇게 말했다. 2010년 3월 5일 대구·경북지역을 방문해 '낙동강도 뚫리고, 대구가 내륙이 아니다'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를 증명하듯, 2009년 12월 대통령직속 기관인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 국토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발간한 보고서 '수변공간 도시 디자인 전략'에서는 내륙인 구미와 대구를 '항구산업' 대상도시로 선정했다. 수변 공간의 디자인을 위해 주요 하천의 유형을 설정하는데, 항구 산업의 유형으로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항구 구간과 대형 산업단지가 통과하는 하천 구간으로 설정하면서 대구와 구미를 포함시킨 것이다. 만약 4대강사업이 운하가 아니라면, 대구와 구미가 항구산업 대상도시로 선정될 수 있었을까?

뜨거운 감자였던 PD수첩 방송 후 국토해양부 블로그 행복누리에는 이런 글이 올라와있다. "크루즈선이 입항하려면 △접안시설 △예인선 △ 항만운송 부대사업 △정부서비스 △항로표지시설, 도선(PILOT)이 필요하다."

하지만 마스터플랜의 청사진을 보면 이 같은 말은 공허하다. 마스터플랜에서는 이미 배가 띄어져 있고, 접안시설은 충분해 보인다. 요트와 같은 레저시설은 즐비하다. 강만수 경제특보의 발언처럼, 4대강사업은 강 살리기가 아닌 것이 확실한 모양이다. 수변공간 도시 디자인 적용방안 보고서에는 수상복합터미널 조감도까지 올라와 있다.
▲ 수변공간 도시 디자인 적용방안 보고서에 나온 수상복합터미널 조감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하천관리기금이 친수구역법에 있는 까닭? '알박기'

이럼에도 정부는 '4대강 사업은 운하 사업이 아니다'라는 홍보성 보도자료를 낼 터이다. 하지만 이걸 어쩌나. 친수구역특별법에서는 마리나 시설(요트나 모터보트 등의 정박소)을 설치할 수 있다. 제26조 1항에는 도로·철도·마리나항만·수도·하수도·폐수종말처리시설·폐기물처리시설 또는 전기·방송·통신시설사업 등이 친수구역조성사업에 직접 관련되는 사업이라고 나온다. 항만시설이 친수구역의 핵심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배가 운항한다고 해서 무조건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대강에 세워질 '보'라는 댐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에서는 지금껏 보를 부수고 다시 지어야하며, 갑문을 짓는데 50조원이 든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데 '대운하 전도사'라고 불렸던 추부길 전 홍보기획비서관이 쓴 <운하야 놀자>와 한반도대운하 연구회에서는 팔당댐 등 기존 설치 댐과 하구둑은 보강하면 주운보 설치가 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용강보를 제외하고 여주보, 강천보, 회상보(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사문진보(강정보), 장안보(함안보)는 4대강사업 댐 설치 위치와 같다. 운하사업을 포기했다고 선언하고도 4대강사업을 수립할 때 한반도 대운하가 기본전략으로 살아난 것이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물론, 문제는 예산이다. 이미 22조의 예산과 부자감세로 국가의 재정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정부의 꼼수가 보인다. 친수구역법 30조부터 33조까는 하천관리기금 조성에 관한 규정을 담고 있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물 확보 홍수예방 등을 위한 하천공사 및 하천 유지·보수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하천관리 기금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었다.

허나 '하천관리기금'은 하천법에 담겨야 할 내용이다. 친수구역의 개발과 이용을 특권적으로 허용하는 것과 하천공사 및 하천유지·보수를 규정하는 두 가지는 서로 무관하다. 왜 친수법에 넣었는지 해명이 필요하다. 법안의 취지와 내용을 벗어나는 하천관리기금의 조성과 운용을 친수법에 명기한 것은 운하사업을 편법으로 지원하기위한 방책이라 보여진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자체적으로 수립 할 수 있도록 한 특별법 16조와 하천에 대한 접근성과 하천과의 연계성이 최대화되도록 한 시행령 5조 1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운하사업은 현실화되고 있다. 영산강 하구둑 변경 공사에 농림부 예산 약 3000억원의 예산을 포함시켜 놓고 있다. 영암호 20m 통선문 설치는 5000톤급의 배가 왕복이 가능하다.

운하는 망국의 사업이다. 한반도의 생태축인 4대강과 백두대간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 강 개발로 최대의 소득을 얻었다고 판단이 되면, 토건세력은 백두대간과 DMZ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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