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후임들이 선임들로부터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결국 해체된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307 전경대. 이 사건으로 부대원들이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폭행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폭행자는 선임이 아니라 동기생이었다.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해체된 307 전경대 소속이었던 안모(21), 변모(20) 이경을 동기 폭행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307 전경대에서 구타 사건이 일어나 피해자 조사를 받던 지난달 26일 경찰청 흡연실에서 강모 이경 등 동기생 10명을 모아 놓고 "너희 마음대로 희망근무지를 써내면 안 된다. 고참들 없는 곳으로 함께 가야 한다"고 강요하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동기생은 '혼자 편한 곳에 가려 한다'는 이유로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강하게 뺨을 맞았고, 다른 동기생들도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 해체로 인해 옮겨야 하는 희망근무지까지 강요 받은 것이다.
동기들에 대한 구타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30일 구제역 방역을 위해 횡성지역 지원 근무를 나갔다가 숙소인 여관에서 강모 이경을 깨워 "야 이 XX야. 네가 교양을 이유로 동기를 가르치려 하느냐"면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무릎으로 얼굴을 때리는 일명 '니킥'으로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동기생 3명을 연달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해자들은 태권도 3단, 합기도 3단 등 무술 고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6개월 미만 전·의경에 대한 면담을 통해 이와 같은 혐의를 밝혀냈다. 몇몇 307 전경대 피해 대원들은 "고참뿐만 아니라 동기생 2명에게도 구타를 당했다"고 털어 놓은 것. 307 전경대는 2005년 6월 알몸신고식으로 물의를 빚었고, 같은 해 7월 전경 3명이 잇따라 탈영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벌이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부대였다.
한편 KBS <추적60분>은 23일 밤 '끊이지 않는 전의경 폭력, 책임자는 없다?' 편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직 경찰관과 구타 피해자들을 집중 취재해 숨겨진 그들만의 세상을 낱낱이 공개한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