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청해부대의 소말리아 피랍 선원 구출 1차 작전 실패를 보도한 <미디어오늘>, <아시아투데이>, <부산일보> 등에 등록 취소, 출입 정지 등의 강도 높은 제재를 내린 것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 단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심대한 위협을 받은 곳은 청와대 아닌가"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25일 성명을 내 "과거 군사정권 시절 긴급조치 발동 때나 볼 수 있었던 황당한 처사"라며 "1차 구출작전 실패 보도가 정말 선원들과 군인들의 안전을 심대하게 위협했나. 사실 심대한 위협을 느낀 것은 작전 성공만 기다리던 청와대 아니냐"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 "언제부터 정부 부처 출입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나. 언제부터 정부 대변인 역할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방부로 옮겨졌느냐"며 "입에 맞는 언론사만 곁에 두려는 것처럼 소탐 대실이 어디있느냐. 출입정지, 취소 결정을 거둬들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통상 엠바고는 이를 언론이 수용할 때에만 성립되며, 이것을 어기고 보도를 할 경우에도 해당 출입처의 기자단 내부에서 제한조치를 하지, 이렇게 특정 정부 부처가 직접 나서서 모든 정부부처까지 보복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하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언론사의 보도 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언론사의 독자와 국민이 몫이지 정부가 이를 개입해서는 안 되며, 이에 개입할 경우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백번 양보하더라도 엠바고를 요청받은 적이 없는 언론사들에게 엠바고를 깼다고 취재제한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사 본보기 삼아 공포분위기 조성하나"
언론단체들도 성명을 냈다. 한국기자협회(협회장 우장균)도 "언론사상 유례없는 과잉징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기자협회는 "엠바고 파기에 대한 언론사 징계 또한 출입기자들이 소속 언론사를 대표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해온 것이 관례였고 상식"이라며 "그러나 이번 결정은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아닌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의 의견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등록취소 등 중징계를 내린 것은 언론에 대해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이며 언론 탄압"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초심으로 돌아가 언론 친화 정책을 펼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도 "일부 언론사를 본보기삼아 보복하고 공포분위기를 조성, 언론을 통제 하려는 것으로, 사실상 정권은 언론 전체를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아무리 포장을 해도 인질 구출 작전의 성공으로 호재를 맞이한 참에 덩달아 언론장악이라는 '덤'까지 얻어가려 하는 정권의 시커먼 속내를 모르는 국민은 없다"며 "계속해서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하려 한다면 모처럼 받은 국민들의 박수는 곧 더 큰 심판의 채찍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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