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을 등 4곳에서 치러진 7.26 재보선 투표가 이날 오후 8시 완료되면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민주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도 조금씩 분주해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성북을 선거 결과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경기 부천소사 선거 결과를 지켜보며 미간을 좁혔다.
우리, 결과 초연한 듯 "쉽지 않을 것 같다"
김근태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원혜영 사무총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투표가 끝난 오후 8시부터 서울 영등포 당사 지도부 회의실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모여 선거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이목희, 우원식 의원 등과 당직자 20여 명이 상황실에 모여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패배가 예정된 터라 그다지 활력 있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상황실 정면 우측에 사진과 함께 걸려 있는 출마자 현황도 더욱 초라해 보였다.
다만 선거와 상관없는 잡담을 주고받던 중, 우리당이 유일하게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경기 부천소사 지역 소식이 TV를 통해 전해지자 일제히 TV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등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당직자들은 대체로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선거 자체에 초연한 표정을 지었다.
선거 방송을 지켜보며 김 의장과 김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으로 한동안 귓속말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한나라 '성북을' 보도에 촉각
한편 염창동 당사에 마련된 한나라당 선거 상황실 곳곳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상황실 자리 정비와 개표방송 시청을 위한 TV를 설치하는 등 분주한 오후를 보낸 당직자들의 표정도 상기돼 있었다.
황우여 사무총장, 나경원 대변인, 박재완 비서실장 등 일부 당직자들은 투표가 끝난 오후 8시 경 상황실에 들러 TV 방송을 시청하며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성북을 지역에서 최수영 후보와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보도를 접한 황우여 사무총장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한 당직자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모두 승리해 자만에 빠지는 것 보다는 1~2 군데 패배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짐짓 태연한 듯 말했지만, 수해지역 골프 파문 등으로 인해 재보선 불패의 신화가 깨질 경우의 수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초 강재섭 대표는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상황실을 방문할 예정이다.
민주 "이대로 돼야 할 텐데"
민주당은 조순형 후보의 당선을 확신하며 미리 축하하는 분위기다.
한화갑 대표와 장상 대표, 김효석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한 사진기자의 요청에 따라 당선 확정 연습을 해 보이며 밝게 웃는 여유까지 보였다. 한 당직자는 "이따가 이렇게 한번 더 웃읍시다, 이렇게 될 것이야"라고 말해 분위기를 돋궜다.
한화갑 대표는 "승리를 확신한다"면서 "각종 여론이 그렇게 나오고 있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이렇게 올인하는 것을 보니 우리의 승리가 확실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경륜 있는 정치인을 필요로 할 때"라며 "성북 주민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부대변인 역시 "한나라당의 독주에 대한 견제, 정계개편에 대한 욕구 등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수렴될 것"이라며 선거결과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TV를 시청하며 선거결과를 기다리던 중 서울 성북을 지역의 최종 투표율이 28.9%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이 나왔다"며 반기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