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6일 '친환경 무상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공포했다. 이번에 공포된 무상급식 조례는 올해 초등학교, 중학교를 2012년에 우선 시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공포 직후 효력을 갖는다. 하지만 서울시는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이를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 공포권자인 서울 시장이 공포를 거부해 이렇게 의장 직권으로 공포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방자치법 제26조 6항에 의거해 조례안을 공포한다"고 밝혔다.
시의회 의장 "대법원 소송 제기 옳지 못해"
허광태 의장은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 조례를 두고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니, 부자급식이니 운운하며 정치쟁점으로 부각 시키고자 하고 있다"며 "더욱이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에서 두 번씩이나 의결한 조례안을 두고 공포를 거부한 것은 서울시민의 보편적 복지 권리를 송두리째 짓밟은 반시민적 처사"라고 주장했다.
허 의장은 금년도 통과된 예산 중 증액된 분을 서울시가 집행하지 않겠다는 것을 두고도 "스스로 지방자치단체의 목적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는 지방자치법 제103조 및 지방재정법 제3조에 규정한 관리의무를 방조하는 것으로 사법부의 사법적 판단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허 의장은 "시의회 의결로 확정됨과 동시에 효력을 가지며 이에 대한 집행부 재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법원의 최종적인 판단 이전까지는 유효하다는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허 의장은 "더구나 시의회가 제정한 조례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시민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라며 "오 시장은 지금이라도 소모적 갈등을 중단하고 시의회와 소통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허 의장은 "오 시장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은 자신의 대권욕심 때문"이라며 "우리 아이들을 볼모삼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하는 얄팍한 꼼수 정치가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서울시 "위법적 조례에 대해 집행정지가처분신청 검토 중"
이날 조례안이 공포돼 효력이 발휘됐지만 서울시는 이를 집행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되레 무상급식 조례안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무상급식 조례안이 공포된 직후 서울 중구 서울시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법적 조례에 대한 대법원 제소는 당연히 실시할 것이며 위법적 무상급식 조례가 효력을 발생하지 못하도록 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공포된 무상급식 조례는 서울시장에게 7월까지 다음연도 급식 예산을 편성할 것을 강제하고 있다"며 "결국 서울시는 이 조항에 발이 묶여 2012년 이전까지는 급식예산 지원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시는 "이 조례가 공포됨에 따라 시가 올해 예산에 반영한 163억 중 고등학교 저소득층 학생 지원 근거를 담고 있는 이전 조례가 폐지된다"며 "이로 인해 이들의 지원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승록 민주당 서울시의회 대변인은 "이번에 통과된 무상급식 조례안 부칙에 경과조항을 넣어 이미 결정되거나 시행된 학교급식 지원사업의 계속성과 유효성을 인정했다"며 "서울시가 지원계획을 계속 수립해 추진하면 급식에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오승록 대변인은 7월까지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것을 두고도 "의지의 문제"라며 "급식을 해야 하는 3월 이전까지 서울시가 의지를 가지고 무상급식 예산을 집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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