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비판 김두관 "'치산치수'를 못하는 임금은…"

중국 고사 빗대 4대강 사업 비판…올해도 정부와 강한 대립각 예고

4대강 사업 중 낙동강 사업권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중국 고사(古史)를 인용해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재차 비판, 올해에도 정부와의 날선 대립각을 예고했다.

김 지사는 3일 도청 강당에서 열린 2011년 시무식에서 "예나 지금이나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치산치수(治山治水)'"라며 중국 요순시절의 고사를 소개하고, 정부의 4대강 사업이 결국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 지사는 "보통 치산치수를 잘하는 임금을 '성군'이라고 하는데, 과거에만 그렇게 부른 것이 아니라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며 요순시절의 치수 정책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다.

김 지사는 요 임금의 실패를 들어 4대강 사업의 문제를 꼬집었다. 중국 요 임금은 황하의 상습적인 범람과 침수를 고민하던 중 수소문 끝에 치수전문가 '곤'을 등용해 황하의 홍수를 해결하려고 했다. 곤은 황하가 범람하지 않도록 제방을 쌓고, 물길을 가로막았다. 곤은 9년 동안 이 방법을 통해 강의 범람을 막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결국 두 다리가 잘리는 형벌을 받았다.

이어 순 임금도 황하의 범람을 고민하다 곤의 아들인 '우'에게 벼슬을 하사, 그에게 치수를 맡겼다. 우는 아버지의 실패 원인을 분석한 끝에, 물길을 뚫어주고 강물이 바다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함으로써 홍수를 막을 수 있었다. 13년간 이 방법을 통해 치수 문제를 해결한 우는 결국 순에 이어 임금 자리에 올랐다.

김 지사는 4대강 사업에 빗대 이 같은 고사를 소개한 뒤, "공동체든 사람이든 가로막고 누르면 어렵고 힘들게 된다"며 "올해도 도민과 소통하면서 도민을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리더십 부족과 정치적 지형 때문에 도민의 마음을 힘들게 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치와 행정의 핵심이자 요체는 국민의 등을 따뜻하게 하고, 배부르게 하는 것인데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올해는 도민의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두관 지사는 시무식 직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낙동강 사업을 둘러싼 정부의 반응을 잘 지켜볼 것이고, 지금이라도 수정·보완할 일이 생기면 곧바로 요청하겠다"며 "소송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재판부가 잘 판단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4월 김해을 보궐선거와 관련해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는 불출마 하는 것으로 내부 정리됐다고 1일 봉하마을 참배 당시 백원우 의원 등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권양숙 여사가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야권대통합을 전제로 한 내년 대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