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KBS, 저널리즘인가 프로파간다인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KBS, 저널리즘인가 프로파간다인가"

'징계 봇물'에 내부 비판 쇄도…"아무도 징계 두려워 않는다"

KBS가 자사에 비판적인 글을 기고했다는 이유로 김용진 KBS 울산방송국 기자(전 탐사보도 팀장)에게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내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이 반발하는 등 KBS 내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용진 기자도 KBS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징계 조치를 반박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KBS 부산총국은 지난 22일 인사위원회에서 KBS의 과도한 G20 홍보 방송을 비판하며 'KBS의 영향력이 두렵다'는 제목의 글을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김용진 기자에게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KBS는 공사 이미지와 명예 훼손, 직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최근 KBS에서는 징계가 잇달아 내려지고 있는 상황. 지난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오세훈 심판' 등의 글을 올린 황보영근 김제송신소 직원에게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고 <추적60분> 불방 사태에 청와대 외압 의혹을 제기한 새 노조 조합원 60명에게도 파업 참가를 이유로 인사위 회부가 통보되는 등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또 <추적60분> 제작진은 불방 사태 당시 사무실에 이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이유로 제작진 전원이 감사실에 회부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에 앞서 정찬필 PD는 지난 8월 사내게시판에 올라온 <추적60분> 제작진의 '조현오 막말 동영상 불방 사태 관련 성명서'에 '특보사장'이라는 토막 댓글을 달았다가 인사위에 회부돼 견책 조치를 받았다.

김용진 기자 "KBS가 원하는 것은 저널리즘인가 프로파간다인가"

'정직 4개월' 중징계 결정에 김용진 기자는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다시금 'G20' 당시의 KBS 홍보 방송을 꼬집었다. 김 기자는 "'자장면 61억 5천만 그릇', '세계 중심국가로 우뚝' 등의 유치찬란한 선전문구 등으로 가득 찼던 KBS 화면들. 이게 저널리즘인가? 아니면 프로파간다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나는 <미디어오늘>에 이것을 프로파간다라고 썼다. 그리고 G20의 과다 편성과 홍보 일변도의 방송 내용은 KBS와 이명박 대통령 모두에게 해가 될 뿐이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돌아온 것은 정직 4개월"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제기된 징계 사유에 대해 "나치방송 또는 조선중앙방송에나 나올 법한 유형의 선전들이 국민들의 소중한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에 버젓이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이런 것들에 대해 아무런 말도 않고 지나가는 것이야말로 KBS 취업규칙의 '성실'과 '품위유지' 조항을 어기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올해의 사진 중에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것은 포연 자욱한 연평도 사진과 국회의 예산안 날치기 현장 사진밖에 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감히 역사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자화자찬한, 단군 이래 최대 행사라던 G20 서울회의 장면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만약 이번 징계를 통해 공영방송의 본분을 다하고자 하는 수많은 KBS 내 현업자들을 억압하고 그들의 입을 막으려 의도했다면 그것처럼 가소로운 일도 없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진실은 영원히 감출 순 없다. 공영방송 KBS가 '저널리즘'과 '프로파간다'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서야할지는 너무나 자명하다"고 짚었다.

"이제 KBS 내에서는 아무도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김용진 기자에 대한 중징계를 두고 KBS 내에는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양승동 전 사원행동 대표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김용진 기자 징계는 전조다. 붕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며 "KBS는 이제 아무도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조직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KBS 새 노조도 "공영방송의 명예, 품위 유지를 말하자면,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생명으로 생각하는 김용진 기자에게 상을 줘도 모자란다"면서 "공사의 명예 훼손, 품위 유지 위반을 말하자면, 김인규 사장이 먼저 고해성사해야한다"고 꼬었다.

이들은 "비판과 토론이 사라진 동토의 왕국을 만들고자 하는가"라며 "KBS 본부 조합원은 어떤 징계도 두렵지 않다. 진정 두려운 것은 KBS의 미래다. 내부 비판과 토론이 사라진 언론사, 오로지 징계로만 통치하는 언론사는 결국 몰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