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의 영결식이 끝난 뒤 고인의 영정과 위패가 운구 차량으로 이동하자 영결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고인을 애도하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 나온 시민들은 그가 떠나는 게 못내 아쉬워 눈물을 흘렸다.
이날 열린 고인의 영결식은 300여 명의 장례위원 및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고은 시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정범구 민주당 의원, 정연주 전 한국방송 사장,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 정계 및 재야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이날 영결식에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조사를, 신홍범 두레출판사 대표와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추도사를 낭독했다. 백낙청 교수는 추도사를 읽는 도중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이기도 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그런 그의 모습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사 전문보기)
"이젠 하늘에서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
고인의 장남인 이건일 씨는 "아버지는 한평생을 치열하게 살았었다"며 "심지어 마지막 여생도 병마와 싸우면서 사셨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젠 하늘에서 편히 지내셨으면 좋겠다"며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장례식 호상을 맡은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사 부사장은 "고인을 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들이 상주이고 호상"이라며 "민주 사회를 위해 애쓰는 신문 방송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고광헌 장례집행위원장(한겨레신문사 사장)은 "고인이 언론인으로서, 사상가로서 남긴 정신적 유산을 우리 언론이 받아야 한다"며 "국내외 인사들의 조문과 전화 등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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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위원장은 "사모님께서 한 잔 해도 된다고 허락을 했지만 그 후 드셨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하지만 그런 고인의 모습을 보면서 삶과 죽음을 떠난 어떤 경지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이렇게 떠나 십니까"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조사를 통해 "리영희 선생님, 결국 이렇게 떠나 십니까"라며 "마음의 준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황망하고 서럽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중년까지도 살림살이는 늘 쪼들렸고, 대학교수라는 안정된 직위조차 안정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며 "그런데도 한 치의 타협없이 올곧은 선비와 지식인의 길을 고집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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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우리가 마냥 슬퍼할 수 없는 이유는 선생님이 평생 맞닥뜨려던 그 야만, 그 허위, 그 불의의 벽이 아직도 완전히 허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선생님을 평생 괴롭혔던 민족의 모순, 이데올로기의 망령, 사대주의와 자본의 우상, 대결과 갈등의 그림자가 아직도 우리 머리 위를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은 "선생님이 그러셨든 우리도 모두 사는 날까지 인간중심의 가치관을 가지고 반 인간중심적 가치관을 제압하기 위해 스스로 의식화하고 이웃도 의식화하면서 나날이 깨어 있는 삶을 살겠다"며 "부족하지만 한 가닥 한 가닥의 사랑을 그물처럼 엮어 이 사회 밑바닥에 깔아가는 정성을 다시금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인의 시신은 오전 10시 수원 연화장에서 납골을 한 뒤 유골은 오후 4시 30분에 전라남도 광주 5 18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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