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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 주민들 '충격과 공포'…"탈출할 배를 마련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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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 주민들 '충격과 공포'…"탈출할 배를 마련해 달라"

[현장] 주민 2명 실종…"정부는 대피용 배도 마련하지 않았다" 분통

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가 '준전시' 수준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연평도 주민 2명이 실종돼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미처 섬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주민들은 전기가 끊긴 지하대피소에서 "배편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며 추위와 불안에 떨고 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북한의 포격 이후 연평도 주민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노인 1명과 연평고등학교 학생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옹진군과 경찰이 소재 파악에 나섰다.

옹진군과 경찰은 이들이 연평도에서 실종됐을 가능성과 이른바 '피난길'에 오른 인천행 어선 9척 가운데 한 곳에 타고 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소재 파악에 총력을 쏟고 있다.

▲ 검은 연기에 휩싸인 연평도. ⓒ뉴시스

포격 이후 지하대피소에 피신한 주민 이선재 씨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마을 주민 대부분이 대피소에 피신해 있는데, 처음엔 모여있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불안감이 심해지고 있다"며 "전기까지 끊기면서 막막하고 불안한데, 섬 밖으로 나갈 방법이 없어 면사무소에 배편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5시께 연안부두에 도착한 배는 대피용 배가 아니라 원래 (섬 밖으로) 나가기로 되어 있던 배"라며 "결국 정부가 주민 대피용 배를 하나도 마련하지 않은 것인데, 어선이라도 구하지 못한 주민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울러 그는 "불을 끄고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본 불탄 집만 20여 채가 넘고, 산불은 여전히 진화가 안 되고 있다"라며 "가뜩이나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민들 모두 빨리 이곳을 나가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연평도 주민 1600여 명 가운데 섬 밖으로 빠져나간 주민은 오후 5시10분께 연안부두에 도착한 여객선 탑승객 200여 명과 어선을 타고 산발적으로 섬을 빠져나간 주민 200~300여 명에 불과하다. 결국 1000명가량의 주민이 추가 교전을 우려하며 연평도 지하대피소에서 추위, 공포와 싸우고 있는 셈이다.

현재 연평도에는 화재로 배전선로 2개가 끊어져 전체 924가구 중 절반 정도 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이 피신해 있는 19곳의 지하 방공호는 40~50㎡ 규모로, 전기 공급이 안 돼 주민들은 촛불을 켜고 추위와 씨름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포격으로 연평도 마을 곳곳은 피폭 흔적으로 뒤덮였다. 정전과 함께 휴대전화 연결도 지연되거나 불통돼,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부 기지국은 자체 발전기를 통해 기능을 정상화하고 있지만, 섬을 빠져나간 주민들도 섬에 남은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 : "집이야 불타도 상관없지만, 남편이 연락도 안되고…")

▲ 연평도로 출발한 소방차와 구호 물품들. ⓒ뉴시스
북한 도발의 불안감은 연평도와 인접한 서해 5도의 나머지 섬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인천시는 이날 오후 4시께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등지에 주민 대피 명령을 내렸다.

한편, 북한의 포격으로 불이 붙은 가옥을 비롯해 산불도 아직 진화되지 않고 있어, 이날 오후 9시께 소방차 24대가 진화 작업을 위해 화물선에 실려 인천 남항부두에서 출항했다. 연평면은 현재 의용소방대원 30명과 소방차 1대, 육경, 해경 직원을 총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인력이 부족한 데다 가옥이 밀집돼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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