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수해에 여야, 오랜만에 발빠른 민생행보

선암사에 칩거하던 이재오도 당무 복귀

사상 최초로 국가위기경보 중 3단계인 '경계'가 발령됐을 정도로 최악인 폭우를 맞아 여야 정치권도 비상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지도부가 수해현장을 방문하는 등 오랜만에 발빠른 민생행보를 밟고 있다.
  
  여야 지도부, 특위 구성하고 현장방문 나서
  
  지난 16일 서울 양평동 수재지역을 방문했던 김근태 열리우리당 당의장은 17일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상황이 매우 급박하다"며 "어제 재해현장을 둘러봤는데 상황이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장은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 신속히 이행되기를 바란다"며 "연례적으로 피해를 입는 강원도의 수해대책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당은 이날 회의에서 당내 재해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유인태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하는 한편 당 지도부, 국회의원, 국회의원 부인 모임, 당직자 모임 등을 동원해 수해복구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한편 김 의장은 이날 제헌절 경축식 참석 이후 곧바로 강원도 평창지역으로 현장방문을 떠났다.
  
  한나라당도 이날 '한나라당 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하는 한편 행자위·건교위·재해특위 연석회의를 열어 각 지역 재해상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지난 16일 정부종합청사 재난안전관리본부와 강원도청을 각각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재난안전관리본부 상황실장의 보고를 받은 강 대표는 "중앙재해대책본부 관계자와 행자부 장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국민들은 천재는 인정하지만 관계기관들이 조금만 더 노력해서 막을 수 있었던 인재에 대해서는 분개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우리 한나라당도 정부에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서 협조할 것"이라며 "정부도 하루라도 빨리 (강원도 등을) 긴급재난지역을 선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같은 날 "국가위기상황에 대한 초당적인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위한 5당 원내대표회담을 즉각 열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성현 대표, 권영길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 등 민주노동당 지도부 역시 지난 16일 밤 재난안전관리본부를 방문해 재해상황 등을 보고받고 긴급한 복구와 인명피해 최소화를 당부했다.
  
  5일 만에 상경한 이재오 "내일(18일)부터 당무 복귀"
  
  한편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재섭 대표 등 경선 주자들이 제기한 '색깔론'에 반발해 당무를 거부하며 지난 13일부터 전남 순천 선암사에서 칩거했던 이재오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수해가 났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와 당내의 문제는 산사에 묻고 귀경한다"며 서울로 상경해 지역구의 수해현장을 방문했다.
  
  강재섭 대표의 선암사 방문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 사퇴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던 이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을 통해 "화요일(18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겠다"며 "최고위원직 문제는 국민의 마음과 당원 동지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이 최고위원이 당무 복귀를 선언함에 따라 전당대회 과정에서 촉발된 한나라당의 내홍이 일단은 물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