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청이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G20 기간 중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달라고 홍보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자제 권고 기간도 11월 10~12일 사흘간으로 누리꾼들은 "사흘 동안 밥도 해 먹지 말라는 말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대문구는 이 기간 동안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서울 난지물재생센터' 내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 가동을 멈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물 처리 시설은 물재생센터의 하수처리 시스템과 별도로 서대문구에서 관리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는 하되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서대문구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11∼12일 G20 회의 때 음식쓰레기 처리시설의 운영을 일시 중단키로 하고, 주민에게 쓰레기를 내놓지 말 것을 당부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강남구 삼성동과는 동떨어진 곳인데 왜 이 시설 운영을 중단할까. 이유는 이 곳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라고. 이 시설은 자유로 가양대교와 방화대교 사이에 위치해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한강을 건너 자유로로 진입하면 옆을 지나게 된다. 음식물 악취가 풍겨 각국 정상들에게 나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G20 기간에는 밥도 먹지 말라는 것이냐"고 반발하는 한편 '후진적 발상'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G20하면 세계 정상들이 동네 거리 다니면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나 살펴보냐"고 비꼬았고, 또 다른 누리꾼은 "한 4박5일 회의 했으면 어쩔뻔 했냐"고 말했다.
고양시 주민들의 반발은 더 크다. 문제의 시설에서 풍기는 악취로 인해 자유로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고양시민이라면 종종 불편을 겪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에서는 서울시에 끊임없이 대책수립을 요구하고 있는 시설이다.
덕양구에 사는 한 주민은 "냄새가 나는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닌데, 냄새가 나는 원인을 제거할 생각을 안 하다가 G20 한다니 고작 내놓는게 음식물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것이냐"며 "평소 주민들의 불편은 상관도 하지 않다가 G20 정상 잠깐 지나간다고 이런 대책을 내놓는 걸 보면 이 나라가 과연 누굴 위한 나라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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