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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CIO 정책국장 "나프타의 반복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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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CIO 정책국장 "나프타의 반복은 안된다"

[토론회] 한미 노조, '한미 FTA 반대' 연대 강화

한국과 미국의 노동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계기로 연대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례적인 것으로, 한미 FTA의 또다른 이해당사자인 미국 내 노동계도 한미 FTA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국 노동계는 이미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FTA 1차 협상 기간 동안 우리나라 노동계와 함께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어 10일에는 미국 노동계를 대표한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 간부가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이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한미 FTA에 대한 미국 노동계의 입장을 다시금 밝혔다.

미국 노동계 "나프타를 봐라…그래도 한미 FTA 협정을 체결해야 하나"

미국노총산별회의의 제프 보그트 정책국장은 "한미 FTA 체결은 분명히 이익을 발생시키지만 그 과실은 한국 노동자는 물론 미국 노동자에게도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체제 10년이 가져온 결과를 제시했다.

제프 보그트 국장은 "1994년 나프타가 발효된 이래 수출 증가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는 모두 100만 개이지만, 구조조정으로 감소된 일자리는 200만 개로 추정되고 있다"라며 "나프타 이후 52만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정부 공식통계도 있다"고 밝혔다.

제프 국장은 또한 일자리 감소뿐만 아니라 현존하는 일자리마저도 '질'이 나프타 체결 이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실질임금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숙련 노동자와 미숙련 노동자 간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며 "나프타 이전에 (미국 노동자가) 누렸던 혜택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프타이 가져온 최악의 성과는 '사회양극화 심화'라고 지적했다. 제프 보그트 국장은 "미국에서 상위 20%에 돌아간 이익 분배몫은 (나프타 이후) 44~50% 가량 증가했지만, 하위 80%에 대한 분배몫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를 통해 사회양극화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정부 당국자를 머쓱하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프레시안



"투자자-정부 소송제도 주시해야"

한편 제프 보그트 국장은 교육, 환경, 의료, 노동 등 각 분야에 대해 한미 FTA가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언급하면서 특히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투자자-정부 소송제도'가 논의되는지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정부 소송제도'는 이미 지난달 1차 협상에서 한미 양국이 도입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한 사항인 만큼 제프 국장의 이같은 지적은 방청석의 높은 관심을 유발했다.

그는 '투자자 보호조항'에 대해 "정부의 공익적 활동이 기업의 이윤추구 활동을 위축시킬 경우 기업이 정부를 제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라고 설명하며 "이 조항이 가져오는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이 조항을 통해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며 "정부가 교육, 의료 등 공공서비스의 보호와 확충을 위해 가지는 권한이 '투자자 보호 조항'으로 인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제프 보그트 국장은 결국 노동조합 간 국제적 연대만이 한미 FTA를 저지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는 "양국 노동계가 동일한 사안을 두고 토론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같은 활동을 보다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프 국장은 "각종 FTA와 자유무역기구(WTO)가 추구하는 다자주의를 막기 위해서는 국제 노동조합 간 공동행동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이런 활동은 서로에게 모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아가 "국제적 연대 활동이 강화될수록 노동자의 권리가 더욱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어디에서 어떤 협상이 있든 간에 어떻게 저지하고 전복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함께 해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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