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방송인 김미화 씨의 남편 윤승호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KBS는 김미화를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 김미화 남편이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려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윤승호 교수는 28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태'로 빚어진 사회적 소요와 소모적 논쟁에 가장 가까이 지켜 보고 있는 남편으로서 우선 정중한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윤 교수는 "총 26시간 동안 경찰은 '누가 말했느냐'는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를 비판했다. 그는 "3차 조사까지는 오로지 '경찰 : 누가 얘기했나 vs. 김미화 : 말할 수 없다' 로 총 19시간여 조사를 받았다"며 "이번 사회적 파장의 핵심은 'KBS에 블랙리스트가 유형, 혹은 무형으로 존재하느냐'이다. 김미화가 누구에게서 그 얘기를 들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미화가, 또는 어느 누구라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지 밝혀 주십시오. 참 슬픕니다'라고 자신의 소통 공간에서 말 한 것이 형사고소 당할 일이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KBS가 김미화 씨의 '내레이션'을 문제삼은 것을 두고도 "내가 알기로는 김미화는 지난 수 년간 TV출연보다 내레이션 출연이 훨씬 많았다. 문제가 있었으면 벌써 잘렸을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6일과 4월 13일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성명서에도 '블랙리스트' 존재에 의혹을 품는 내용이 있다"며 "그런데도 경찰의 반응은 이 모든 것은 지난 4월에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김미화 발언이 있던 7월 6일 현재 상황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편향적 수사를 초등학생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사건의 고소인은 'KBS 한국방송공사'인데, 한 헌법학자의 말씀을 빌면 '국가, 지방자치단체, 국가기관은 명예훼손의 피해자로서 자신의 이름으로 제소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라 했다"며 "'국가'조차도 한 국민을 제소할 수 없다던데"라며 KBS의 과잉 대응을 비판했다.
윤 교수는 "앞으로 저희 부부는 오로지 이 사건의 본질이자 핵심인 'KBS 유/무형의 블랙리스트 존재여부'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만 대응하겠다"며"소송이 계속 진행될 경우 저와 제 처의 모든 힘, 주변세력과 모든 연대는 물론, 마지막 백원짜리 동전이 거덜 날 때 까지 소송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쟁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단호한 태도를 밝혔다.
그는 KBS에 "조건 없이 소송을 취하한다면 저희도 KBS의 소송취하 태도에 따른 유감표명의 수위를 조절하여 발표하겠다"라는 타협책을 제시하면서 "김미화를 제발 제자리에 돌려 놔 달라. 제 처, 김미화의 코미디언으로 남고 싶은 꿈이 이뤄지도록 제발 놔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김미화 씨에 대해 "죽을 때 본인의 묘비에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새겨 달라는 소박한 유언을 남기길 원하는 한 연기자이고 자연인"이라며 "더이상 이런 고통을 받지 않도록 내버려두라"고 말했다.(☞ 블로그 글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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