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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협약 총회 개막…'4대강 사업' 논란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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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협약 총회 개막…'4대강 사업' 논란거리로

"습지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은 생물다양성 협약 위반"

유엔(UN)의 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인 생물다양성협약에 대한 제10차 당사국총회가 18일 일본 나고야에서 시작된 가운데 한국의 4대강 사업이 국제적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NGO는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 제방 정비를 실시하는 4대강 사업으로 동식물의 서식지가 대규모로 훼손돼, 한국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비판을 적극 제기하고 있다.

국내 11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한국습지NGO네트워크는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NGO보고서'를 발표하고, 29일까지 진행되는 당사국 총회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인공 하천'으로 변한 4대강, 멸종위기종 내몰아"

먼저 한국습지NGO네트워크는 생물다양성협약서에 '생태계 및 자연서식지의 보호와 자연환경에서의 종의 적정한 개체군의 유지를 촉진해야 한다'고 명시된 점을 들며, 한국 정부가 생물다양성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을 골자로 하는 4대강 사업은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는 '개발 사업'이라는 것.

이 단체는 "4대강 사업으로 '자연 하천'이 '인공 하천'으로 변화하는 구간이 최대 1300㎞로, 이는 전체 4대강 유로(流路)의 84%에 해당된다"며 "이는 하천 자연성에 민감한 생물종의 감소를 가져올 것이며, 전 세계에 1800마리 내외로 생존하고 있는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448호, 멸종위기종 1급)와 단양쑥부쟁이(멸종위기종 2급)가 대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준설과 보 건설로 인해 유수(流水) 환경이 정수(渟水) 환경으로 바뀌게 되면, 여울과 소가 사라져 여울성 어류인 돌상어(멸종위기종 2급), 꾸구리(멸종위기종 2급), 얼룩새코미꾸리(멸종위기종 1급), 묵납자루(멸종위기종 2급) 등 이미 멸종 위기에 처한 어류가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흑두루미 중간 기착지 해평습지, 4대강 사업으로 훼손돼"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습지 훼손은 국제적 관심사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등재된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의 중간 기착지인 구미 해평습지가 4대강 사업 구간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관련 기사 : "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는 습지, 정부 발표의 2배" )

해평습지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쇠기러기, 청둥오리 등 1만5000여 마리의 철새가 찾아드는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특히 매년 10월 중순께면 수천 마리의 흑두루미가 월동지인 일본의 이즈미로 이동할 때 잠시 머물게 되는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그런 이곳에,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하류에 12m 높이의 칠곡보, 상류에 11m 높이의 구미보를 건설하고, 그 사이를 평균 3∼4m 깊이로 준설할 계획이다. 또 해평습지 인근의 고아읍 구미제방 둔치 약 200만㎡를 체육시설, 피크닉장 등 놀이시설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습지NGO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 두루미류의 휴식처 역할을 했던 모래섬과 모래톱이 대부분 준설로 파헤쳐졌으며, 주변의 농경지는 준설한 모래로 성토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횟대 설치, 거석 쌓기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두루미의 생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4대강 사업이 강행돼 모래톱이 사라지면 해평습지의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 상실은 물론 흑두루미의 이동에도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7월 낙동강 일대를 현장 조사한 호리 료이치 일본 람사르네트워크 공동대표 역시 "해평습지의 훼손은 4대강 사업이 단순히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습지를 보존하고자 하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해결해야 하는 공동의 과제"라며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전 세계 NGO들에게 이 문제를 알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日 하천 전문가 "4대강 사업은 람사르 협약에 대한 도전")

▲ 해평습지에 날아든 천연기념물 228호 흑두루미 떼. ⓒ연합뉴스

한편, 한국습지NGO네트워크는 나고야 총회를 계기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훼손 실태를 국제적으로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열리는 '생물다양성과 습지의 세계NGO대회'에서 한국의 4대강 사업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7일에는 전 세계 300여 개의 습지 관련 비정부기구로 구성된 세계습지네트워크(World Wetland Network)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로상을 수여한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에 "공로상 수여는 생물다양성협약의 신뢰성에 대한 훼손"이라며 항의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습지 파괴한 MB가 공로상?…국제적 논란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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