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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준설→소하천 유속증가→물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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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준설→소하천 유속증가→물난리"

백재현 의원 여주 현장 조사 "무리한 준설로 제방·교각 붕괴"

지난 21일 내린 집중호우로 경기도 여주 지역의 다리가 붕괴되고 소하천의 제방과 둑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4대강 사업의 무리한 준설이 수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백재현 의원(민주당)은 여주군 일대의 소하천 피해 현황을 현장 조사한 결과, "남한강 본류의 무리한 준설로 하상이 깊어져 본류로 향하는 지천의 유속이 급속히 증가한 것이 피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본류에 물을 채우기 위해 강바닥을 무리하게 준설하면서 하상은 더욱 깊어진 반면, 본류와 연결돼 있는 지류의 유속이 빨라지게 된 것이 수해 피해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백재현 의원이 공개한 여주군 소하천의 피해 현황에 따르면, 강천면 간매리에 위치한 간매천은 남한강과 가까워지는 하류의 제방과 둑이 붕괴됐으며, 농경지가 침수되고 수중에 매설돼 있던 상수도용 원수관이 드러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간매천은 여주군과 경기도의 '수해 상습지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107억 원을 투입해 높이 3m, 폭 1.5m의 대규모 제방을 쌓은 곳이기도 하다. 결국 "제방 축조 중심의 홍수 대책이 강 하류에 더 큰 피해를 낳는다"는 4대강 사업 비판론자들의 주장이 이번 수해로 다시 한 번 검증된 셈이다. (☞관련 기사 : 콘크리트 절벽 지방하천…"5m 수직 제방, 생명 위협")

▲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유실된 간매천 하류의 제방. ⓒ여주환경운동연합

▲ 수해 피해를 입기 전 간매천 하류의 모습. 사진은 지난 12일 촬영한 것이다. '수해 상습지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거대한 콘크리트 제방을 쌓았다. ⓒ프레시안(선명수)

이밖에도 여주읍 연양천에 놓인 '신진교(길이 35.8m, 폭 7.5m)'가 교각 붕괴로 내려앉았다. 1969년 완공된 이래 수해로 붕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다리는 남한강 지천이 4대강 사업 구간인 본류와 만나기 전에 놓인 마지막 다리다. 신진교에서 남한강 본류와의 합류 지점 사이의 거리는 400여m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백재현 의원은 "교각 하단을 점검한 결과, 유속이 비정상적으로 급속히 증가하면서 교각 사이에 세굴(물에 씻겨 파이는 현상)이 발생해 지반이 약화되고 기둥이 기울어 상판이 함께 갈라진 것"이라며 "국토해양부는 법정홍수기 전인 5월 31일 하상 유지공 사업을 완료했다고 해명했지만, 공사 이후 4개월도 지나지 않아 교각이 붕괴된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 여주군 일대에 시간당 78.5㎜의 비가 내린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인해 붕괴된 연양천 신진교의 모습. ⓒ백재현 의원실

피해는 정부가 '자연형 하천 조성 사업'이라며 하천 복원을 진행 중인 여주읍 소양천에서도 심각했다. 경기도 95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올해 말까지 2㎞ 구간에 대해 생태 하천 조성 사업을 벌이는 소양천은 하천 주변의 콘크리트 불록이 무너져 내린 것은 물론, 인근 도로까지 함께 붕괴됐다. 또 하류의 경우 소형보의 측면이 유실되고 제방이 붕괴됐다.

백재현 의원은 "준공을 3개월 앞두고 70% 이상 진행된 공사가 집중호우로 유실돼 원상복구를 해야 하는 상태로 되돌아갔다"며 "생태 파괴는 물론, 사업의 우선 순위도 따지지 않은 '제2의 청계천' 식 공사는 예산 낭비 사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비는 4대강 본류에, 피해는 지천에…'4대강 헛발질'은 계속

7호 태풍 '곤파스'에 이어 최근 집중호우 때도 4대강 본류는 끄떡없는 반면, 지방하천과 소하천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4대강 본류보다는 지천 및 소하천을 우선적으로 정비해야한다는 주장도 재차 힘을 얻고 있다.

예산정책처가 지난 7월에 펴낸 '2009년 하천복구예산 집행내역'만 봐도, 국가하천의 경우 지난해 단 3건의 수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은 3억2000만 원에 불과한 반면, 지방하천은 피해 건수가 345건, 피해액은 국가하천의 98배인 314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4대강사업저지특별위원회 이미경 위원장 역시 지난 6일 "태풍 곤파스에 따른 피해 현황을 보면, 지방하천은 9곳, 소하천은 2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지만 4대강 본류는 피해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태풍 곤파스에도 4대강 본류 피해는 없었다")

백재현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해양부는 4대강 준설로 최대 1.7m의 홍수위가 저하돼 홍수 위험을 저감시키고, 4대강 공사 구간 내 피해가 없었다는 등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며 "원래 홍수 피해가 없었던 4대강 본류의 홍수위가 낮아진 것이 과연 무슨 성과인가"라고 꼬집었다.

백 의원은 이어 "4대강 본류 정비 예산을 줄이고, 지천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정부와 국토해양부는 더 이상 4대강이란 화약고를 팽창시키지 말고, 진정한 재해 예방이 어디서부터 시작돼야 하는지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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