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김 전 관장이 국가를 상대로 낸 계약해지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권 교체 이후 퇴임 압력을 받아왔던 김 전 관장은 임기를 10개월가량 남겨놓은 2008년 11월 유인촌 장관에 의해 전격 해임됐다. 해외 유명 미술가 마르셀 뒤샹(Duchamp)의 작품 '여행용 가방'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가격 결정을 잘못했다는 것 등이 해임 사유였다.
그러나 뒤샹의 작품 구입은 합리적이었다는 지적이 문화계 각계에서 잇따랐고, 이에 유인촌 장관 취임 이후 이어진 '참여정부 문화계 인사들에 대한 물갈이'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논란이 꾸준히 일어왔다.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철호 국립국악원장,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 안정숙 영화진흥위원장 등 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문화예술기관장을 맡고 있던 인사들도 유 장관의 취임 이후 비슷한 이유로 줄줄이 물러났다.
▲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왼쪽)과 김윤수 전 현대미술관장. ⓒ뉴시스 |
김윤수 전 관장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의장을 지낸 진보 미술계의 원로로, 유인촌 장관은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지닌 기관장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그를 사퇴 대상자로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관장은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뒤 소송을 내 지난해 1심에서 패했으나, 지난해 4월 2심 재판부는 "김 전 관장이 국가공무원법이나 계약직공무원 규정이 정한 복무상 의무를 어겼다고 볼 수 없다"며 김 전 관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역시 김 전 관장의 해임은 부당하다는 판결과 함께 "채용계약 해지가 무효인 이상 해지 이후 계약 기간까지의 미지급한 약정 보수 8000여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문화부가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8월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의 해임 무효 소송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도 승소하고, 김윤수 전 관장의 해임이 무효라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도 나오면서 유인촌 장관의 '문화계 진보 인사 대못 뽑기'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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