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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에 '청계천' 1개씩 만든다?

국토부 '물 순환형 수변도시' 선정…"펌핑도 고려"

국토해양부가 건천화되거나 복개한 도시하천과 실개천에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흘려보내는 '물 순환형 수변도시 시범 사업' 지구 4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매년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오는 청계천 복원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은 터라, '제2의 청계천 사업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국토해양부는 한강수계 소양천(여주군, 여주보와 연계), 낙동강 수계 금오천·구미천(구미시, 칠곡보와 연계), 영산강수계 광주천(광주시, 승천보와 연계), 금강수계 중교천(논산시, 탐정저수지와 연계) 4곳을 시범지구로 선정해 '물 순환형 수변도시 조성 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4곳의 시범지구 중 구미천과 중교천은 현재 복개된 상태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를 통해 강 본류에는 풍부한 물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나, 인접 도시의 지방 하천은 여전히 건천화, 복개 등으로 문제가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사업 추진의 이유를 밝혔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전국의 지방하천 중 약 14.6%가 건천화됐으며, 복개하천 역시 243㎞에 달한다.

▲ '물순환형 수변도시 시범 사업' 구간 중 한강수계 소양천(경기도 여주군)에 대한 위치도. ⓒ국토해양부

국토해양부는 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45개 지구 중 시도별 우선 순위가 높은 12개 지구에 대해 사업 여건, 적정성, 주민 참여도 및 유지·관리 방안, 홍보 계획 등 총 4개의 항목을 평가해 이들 중 최종 4개 지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시범지구는 올해 연말까지 기본구상을 마련한 후, 2011년부터 실시설계 등을 수립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지비 연간 수십억 원, '제2의 청계천' 되나

국토해양부는 "4대강 주변의 메마른 도시 지역을 홍수에 안전하고 맑고 풍부한 물이 흐르는 강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강 본류의 물을 인공적으로 끌어 쓰는 방식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강물을 끌어다 쓴 청계천의 경우만 봐도, 연간 유지관리비용이 2005년 36억 원, 2006년 68억 원, 2007년 72억 원, 2008년 77억 원 등 수십억 원에 이른다. 한강물과 지하철역의 지하수를 하루 12톤씩 펌프로 끌어올리는 바람에 전기 요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 지하철역의 지하수와 한강물을 펌프질해 끌어올린 청계천은 매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관리 비용 때문에 환경단체 및 환경학자들로부터 '인공 하천'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임혜지

앞서 민주당 소속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8월 "한강 물을 북한산까지 끌어 올려 다시 흘리게 하는 등 제2의 청계천과 다를 바가 없다"며 고양시 창릉천에 대한 시범사업 신청을 철회했다가 "야당 고양시장이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느라 수백억 원의 국고 지원 사업을 포기했다"며 일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은 바 있다. (☞관련 기사 : "고양시장이 4대강 반대해 수백억 날렸다"고?)

당시 책정된 사업 예산 460억 원 중 70%는 국비, 15% 경기도비, 15%는 고양시비로 추진되지만, 고양시는 "청계천처럼 유지비용에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쓰다보면 국비 지원을 받아도 결국 시의 부담으로 넘어온다"며 사업에 대한 불참 의사를 밝혔던 것.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표고 차이 등을 검토해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추진하되, 필요하다면 펌핑도 고려할 것"이라며 "아직 사업의 구체적인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국장은 "지하수 남용, 지표 포장 등으로 인한 도시하천 건천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 청계천처럼 인공적인 방식으로 물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라며 "말로만 '녹색 성장'을 외치면서, 청계천처럼 에너지만 펑펑 쓰고 포장만 그럴싸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수변 도시'도 4대강 사업 홍보용?

고양시가 '물 순환형 수변도시 시범 사업' 신청을 포기하자 일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시장이 정치적 이유로 수백 억의 국고 지원을 날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당시 시 측에서는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일 뿐, 확정된 사업을 반납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지만, 일부 시민들의 반발에 적잖이 시달려야했다.

그런데 정작 국토해양부의 시범 사업 선정 결과를 보면 고양시는 신청을 했어도 선정 됐을 가능성이 희박해보인다. 무려 45개 지구의 신청이 있었고, 선정된 곳도 정부의 4대강 사업의 핵심인 대형 보 현장 인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역 별로 한 곳 씩만 선정됐기 때문에 고양시는 4대강 사업 한강 구간의 핵심인 여주군에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반응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결국 이번 수변도시 시범 사업도 4대강 사업 홍보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드러난 것 아니냐"고 씁쓸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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