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고양시장이 4대강 반대해 수백억 날렸다"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고양시장이 4대강 반대해 수백억 날렸다"고?

일부 언론 '몰아세우기'…"청계천식 하천 개발 반대"

"고양시장 '나는 4대강 살리기 반대' 수백억 국고지원 사업 스스로 포기"

<동아일보> 5일자 1면 하단 기사 제목이다. "최성 고양시장이 4대강 사업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수백억 원의 국고를 지원받을 수 있는 생태 복원 사업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4대강 사업 계속'이라는 톱 기사 바로 아래 이 기사를 배치해 대비시켰다. <연합뉴스>가 가장 먼저 보도했고, <서울신문>, <세계일보>도 같은 식으로 보도했다. 4대강 사업 본류와 한참 떨어진 고양시 작은 지천에서 4대강 사업 논란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 <동아일보> 1면 하단 보도 기사.

4대강 사업 반대하느라 391억 원 날린 최성 시장?

문제의 사업은 '물순환형 수변도시 조성 시범사업'이다. 북한산에서 시작돼 고양시 덕양구 일대를 흐르는 한강의 지류인 창릉천 일대를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전임 강현석 전 시장이 지난 5월 참여 의사를 밝혔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강 지류인 덕양구 창릉천이 우기 외에는 말라버려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동식물이 살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 창릉천 22km 구간에 한강 물을 유입시키는 내용의 계획을 마련했다. 창릉천 주변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도 갖춰 시민공간으로 활용할 방안도 포함시켰다"는 것이 사업의 주요 골자다.

특히 사업 예산 460억 원 중 70%는 국비, 15%는 경기도비, 15%는 고양시비로 추진되는데 최성 시장이 "4대강 관련 사업은 추진하지 말라"고 지시해 391억 원의 국비 및 경기도비를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청계천 유지비용 생각하면 고양시에 손해

이에 대해 최성 시장 측은 "예상 됐던 공격"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업 내용을 보면 한강 물을 북한산까지 끌어 올려 다시 흘리게 하는 등 제2의 청계천과 다를 바가 없다"며 "청계천처럼 유지비용에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쓰다보면 국비 지원을 받아도 결국 고양시 부담으로 넘어온다"고 말했다.

일단 물순환 방식이 문제다. 청계천의 경우 연간 유지관리비용이 2005년 36억 원, 2006년 68억 원, 2007년 72억 원, 2008년 77억 원 등 수십억 원이 들어가고 있다. 특히 2008년의 경우 '전기료 및 수도광열비'가 13억7000만 원으로 인건비(25억2000만 원)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강물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하루 12t씩 펌프로 퍼올리는 전기요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강 물값 20억 원은 면제 받고 있는 덕에 유지비를 줄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창릉천도 한강의 물을 북한산까지 끌어올려 흐르게 할 경우, 국·도비 391억 원을 받아도 고양시가 매년 유지비로 수십억 원을 써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손해라는 계산이다.

▲ 초겨울 서리가 내린 창릉천의 풍경. 건기에는 유량이 줄지만 여름철에는 유량이 늘고 수풀이 높게 우거져 고라니, 너구리 및 왜가리, 백로, 조롱이 등 동물들의 서식지가 된다. ⓒ프레시안(김하영)

창릉천이 죽었다고?…청계천식 유지비용 차라리 복지에

'창릉천이 우기 외에는 말라버려 환경오염이 가중되고 동식물이 살지 못한다'는 대목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임승택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사무국장은 "상류 일부 구간에서 때에 따라 건천이 나타나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골프장이나 택지 개발로 지하수를 끌어 써서 하천에 유입되는 유량이 줄어들어 나타나는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창릉천은 생태적으로 건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창릉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부 인근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데다 유역이 넓고 수풀이 무성해 고라니, 너구리, 들쥐 등은 물론 이들을 먹이로 하는 매 종류도 목격이 되는 곳이다. 하천에서는 팔뚝만한 붕어가 잡히기도 하고 여름철에는 왜가리와 백로들이 흔하다. 유량도 풍부해 공사장 물차들이 수시로 물을 퍼가기도 한다.

임 전 사무국장은 "청계천처럼 물을 끌어 올려 흐르게 하면 조경적인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유지되는 하천이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오히려 삼송지구, 지축역 부근 등 주거 밀집 지역에서 사용되는 물을 정화해 다시 창릉천으로 흘려보내 유량을 늘리는 시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이번 논란에 대해 "생태적으로 건강한 사업인지도 의문이고, 그 예산이면 사람과 복지를 위해 쓰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