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청문회에서는 지난 2006년 국회의원 시절 김병준 교육부총리 낙마 당시 '김병준 저격수'로 불리며 적극적으로 활약했던 이주호 후보자의 발언이 자주 거론됐다. 당시 '학문 윤리'와 '교육부 수장으로서의 높은 도덕성'을 강조했던 자신의 발언을 자신에게 적용하라는 추궁이다.
"논문 이중게재·자기 표절 6건…부풀린 실적으로 교수 임용도"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2000년 서울시립대 박모 교수와 함께 공저한 '사립대학 지배구조의 개혁 의제'라는 논문은 2004년 '사립대학의 지배구조 개혁'이라고 재탕 게재하고 2009년 9월 첫머리, 본론 1절, 결론을 빼면 나머지는 동일 논문을 다시 내면서 '수정 보완'이라고 표현해 삼탕 게재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 낙마 당시 이 후보자는 '논문 중복게재' 의혹에 대해 '학문 윤리라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가 지식 강국으로 가기 위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며 "이 후보자는 본인이 제시햇던 원칙과 잣대를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추궁했다.
같은 당 소속인 김유정 의원은 "이주호 후보자는 자기 표절과 중복 게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의심되는 사례가 총 6가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유정 의원은 "이 후보자는 1992년 <한국의 이중노동시장에 관한 실증분석>이라는 저서를 3개월 후에 한국노동경제학회지 논문으로 중복게재 했다"며 "1994년에는 한국개발연구원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인력수급전망과 고등교육 개혁과제>의 일부와 비슷한 내용을 한국노동연구원 학술지에 실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내 학술지 게재 논문을 국외 도서에 중복 게재하는 경우도 있다"며 "1997년 <노사관계 개혁과 노동시장 변화"라는 논문은 2000년 <An Agenda for Economic Reform korea>라는 도서에 'Change in the Korean labor Market and Future Prospects'라는 제목으로 게재하는 등 다수의 중복 게재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 1997년 한국개발연구원 정책연구에 실린 이주호 후보자의 '노사관계 개혁과 노동시장 변화'(왼쪽),과 2000년 <An Agenda for Economic Reform korea>라는 책에 실린 'Change in the Korean labor Market and Future Prospects' 의 일부. 대동 소이한 표가 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 |
이에 더해 논문 중복 게재로 얻은 허위 실적 점수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 교수에 임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이 후보자는 2008년 대통령실 교육문화수석을 그만둔 다음날 교수 복직 신청서를 내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에 임용되기 직전에 KDI에 정년 임용을 받았다"며 "연구실적이 전혀 없고 대학원 3학년 한 과목 수업하고 6800만 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임용 규정에 따르면 국제 연구 1000점, 연구 2000점으로 통과 기준 점수는 1000점인데 이 내정자는 1138점으로 통과했다"면서 "그러나 이 중에는 국내 논문을 해외 저널에 중복게재해서 받은 점수 230점이 있고 이를 빼면 정년 임용 점수에 미달된다"고 지적했다.
이주호 "학술지간 중복 아니라 문제 없어"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병역기피, 탈세 등의 의혹이 제기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웠다. 박보환 한나라당 의원은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탈세 네가지 중 이주호 후보자는 어느 하나 해당되는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후보자는 "'사립대학 지배구조 개혁'에 관한 3건의 연구물은 이중 1건만 학술지고 나머지는 연구원의 것"이라며 "자기표절, 중복 게재는 학술지 논문간의 중복이 문제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에 김유정 의원은 "2006년 당시에는 '등재가 안됐다고 학술지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받아쳤다.
이 내정자는 "논문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교수 출신이 많고 나는 정부 출연 연구소에 박사로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간행물을 통해 정책 홍보를 하는 정부 출연 연구원의 특수성을 감안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각 기관에 확인했을때 KDI에서는 '보고서와 다른 발간물 간의 중복을 허용하고 있고 연구 윤리 위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노동연구원에서는 '학술지가 아니고 동향 분석 잡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확인이 있었다'"고 방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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