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부터 타워크레인 농성에 돌입했던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태풍 '뎬무'에 따른 안전상의 이유로 농성 해제를 호소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요구에 따라 이날 오후 7시 40분께 타워크레인 위에서 내려왔다.
▲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이환문(42)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아래, 40)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경남 창녕군 길곡면 낙동강 함안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인 지 20일째인 10일 저녁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
김두관 경남도지사 역시 이날 오후 함안보를 찾아 "태풍이 오고 있어 이제 내려와서 싸웠으면 한다"며 농성 해제를 당부했고, 남한강 이포보에서 고공 농성을 진행 중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3명 역시 "아쉬움이 많겠지만 무엇보다 동지들의 안전이 제일 걱정된다. 동지들의 몫까지 우리가 열심히 이포에서 싸워갈테니 이런 마음을 받아달라"며 귀환을 설득한 바 있다.
40m 높이의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와 20일 만에 땅을 밟은 최수영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에 오명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고, 이환문 사무국장 역시 "태풍으로 인해 뜻을 달성하지 못하고 내려와 가슴이 아프고 참담하다"며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사무국장은 "앞으로 4대강 사업을 막는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이 기회에 4대강 사업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헤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7시 40분께 크레인에서 내려온 두 활동가는 의사의 간단한 문진을 받은 후, 업무 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창녕군에 있는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한 뒤 업무 방해 혐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두 활동가는 8시 20분경 창녕서울병원에 도착해 8시 50분 현재 건강 검진을 받고 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이들의 귀환 직후 논평을 내고 "(두 활동가는) 4대강의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려 올라간 것이나 태풍 뎬무의 북상은 이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컸다"며 "오랜 시간 설득 끝에 강경했던 두 활동가도 추후의 활동을 기약하며 이를 수락했다"고 농성 해제 경위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고공 농성을 시작한 지 20일이 지나는 동안 낙동강의 4대강 사업 현장에는 희망의 기운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면서 "농성을 벌였던 두 활동가는 체포됐지만, 남아 있는 활동가들은 이들의 뜻을 이어 이후에도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태풍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먼 이포보의 경우 고공 농성을 계속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 이환문(42)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경남 창녕군 길곡면 낙동강 함안보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인 지 20일째인 10일 저녁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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