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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10개월만에 프랑스로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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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10개월만에 프랑스로 귀국

[할리우드 통신] 스위스 당국, 폴란스키 연금 해제... 유럽 · 미국 반응 엇갈려

로만 폴란스키 (76)감독이 체포 10개월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폴란스키는 12일 스위스 법무장관의 석방 발표가 나오자마자 가족과 함께 스위스를 떠나 프랑스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현지발 기사에서 폴란스키가 머물던 별장의 뒷마당 테이블 위에 반쯤 마시다 남긴 물잔이 그대로 남아있는 등 급하게 떠난 흔적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태생인 폴란스키는 폴란드와 프랑스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다.

▲ 로만 폴란스키
에벨리네 비드머-슐룸프 스위스 연방 법무장관은 앞서 1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폴란드계 프랑스 국적인 폴란스키 감독은 미국에 송환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자유를 제한했던 조치들도 해제됐다"고 말했다. 그는 "스위스 정부의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는 항소할 수 없다" 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결정은 폴란스키의 유죄 여부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사건의 팩트들에 대한 제시와 관련된 문제"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란스키 감독은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있는 친구 잭 니컬슨의 집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중 술과 약에 취해있던 당시 13세 소녀 모델 사만다 가이머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고, 이듬해 혐의를 인정한 후 프랑스로 달아나 33년 동안 미국 사법당국의 손길을 피해 사실상의 도피생활을 해왔다.

지난해 9월26일 취리히영화제 조직위원회의 초청으로 공로상을 받으려고 스위스에 입국하던 길에 취리히 공항에서 경찰에 전격 체포된 폴란스키는 4주간의 수감생활 후 45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돼 전자팔찌를 착용한 채 스위스에 그스타드 칸톤(州) 스키 휴양지에 있는 자신의 별장 사유지에서 이동범위가 제한되는 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스위스 정부의 결정에 대해 폴란스키 송환을 요구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검찰당국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스티브 쿨리 검사는 "폴란스키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과 송환협약을 맺은 국가들과 공조해 폴란스키에 대한 체포 및 송환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법무부의 PJ 크롤리 대변인은 "오바마 정부는 이번 결정에 실망했다"면서 "미국은 13세 소녀에 대한 성폭행을 범죄로 믿고 있으며 계속 정의실현을 시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 등 유럽의 지지자들은 일제히 폴란스키의 석방을 환영해 미국 법조계와 대조되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에서도 우디 앨런, 마틴 스코세스 감독 등 영화계에서는 그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해왔다.

33년 전 사건으로 폴란스키를 처벌해야 하는가를 두고 유럽과 미국은 그동안 엇갈린 시각을 나타내왔다. 성적으로 개방적인 유럽 쪽에서는 폴란스키가 13세 소녀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성폭행 증거는 없으며, 이를 가지고 이제와 법적 굴레를 씌우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반면 보수적인 미국은 페도필(아동성도착증)에 대한 처벌이 엄격하며 아무리 저명한 예술가라도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세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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