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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강호' 한국, 세계 축구의 중앙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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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강호' 한국, 세계 축구의 중앙에 서다

[월드컵] 우루과이전 압도했지만 2대 1 석패…"축구는 계속된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이 네 번째 경기만에 끝났다. 한국은 26일 밤 11시(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첫 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 2대 1로 석패했다.

비록 8년 만의 8강 진출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뛰어난 경기력으로 상대를 밀어붙여, 2002년 4강 신화가 운이 아니었음을 세계에 과시했다. 경기 후반에는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 세계 열 여섯 손가락에 드는 축구 강호로 당당히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했다.

▲후반 23분 동점골을 넣고 환호하는 이청용. 한국은 2006 독일 월드컵에 비해 진일보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세계 축구 무대에서 존중받을 자격이 있음을 젊은 선수들이 증명했다. ⓒ뉴시스

후반 변수됐던 비…한 골차 아쉬운 석패

이날 허정무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염기훈(수원 삼성) 대신 김재성(포항 스틸러스)을 왼쪽 미드필드 측면에 선발 출장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정우(상무)와 기성용(셀틱)을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두고 박주영(AS 모나코)을 최전방에 포진시켰다.

우루과이가 집중적으로 파고들 것이 예상된 오른쪽 측면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김재성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미드필드에서 활발히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3분 만에 한국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가 한 번에 올려준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공을 잘 지켜내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 찬스를 맞았고, 박주영은 수비벽을 살짝 넘어가는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가 손쓸 기회가 없을 정도로 잘 찬 공이었으나 불행히도 골대를 맞혔다.

이후 한국은 우루과이 특유의 역습을 이겨내지 못해 선제골을 내줬다.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낮게 올려준 크로스가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지나갔고 뒤에서 쇄도하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텅 빈 골문으로 가볍게 차 넣었다.

이날 우루과이는 작정한 듯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연달아 공략했다. 그러면서도 무리한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공격은 항상 포를란과 수아레스, 에디슨 카바니(팔레르모)의 삼각 편대가 주축이 됐고, 수비와 측면 미드필더는 무리해서 한국의 중원을 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은 상대 공을 끊어내도 특유의 빠른 역습을 성공시키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결승골을 넣고 환호하는 수아레스. 이로써 수아레스도 3골로 득점왕 레이스에 불을 붙이게 됐다. ⓒ뉴시스

비와 심판 성향도 불리해

경기 후반은 한국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이영표(알 힐랄)는 상대 오른쪽 측면을 시종일관 위협했다. 위협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잡았음에도 우루과이의 수비를 흔들지 못하자 허정무 감독은 후반 17분, 승부수로 이동국(전북 현대)을 전격 투입했다. 이동국의 머리를 활용해 긴 크로스로 상대 수비를 흔들겠다는 심산이었다.

결국 계속된 측면 공격으로 상대 골문을 열었다. 후반 23분 박지성이 얻은 파울로 올라온 크로스를 우루과이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흐른 볼을 이청용이 후방에서 쇄도해 헤딩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후 체력이 떨어진 한국은 다시 우루과이에 역습 찬스를 내줬고, 후반 35분 수아레스가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찬 골이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결승골이었다. 후반 41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깨뜨린 이동국이 결정적인 침투패스를 받아 슛을 날렸으나 빗맞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후반에 내린 비와 주심의 성향이 변수가 됐다. 비는 뒤진 상황에서 체력전을 펴야 하는 한국의 발을 묶었다. 웬만해서는 파울을 불지 않는 볼프강 슈타르크(41·독일) 주심의 성향도 프리킥 기회를 얻는데 어려움이 됐다.

▲한국의 여정은 아쉬움을 남기고 끝났다. ⓒ뉴시스

아쉬운 도전…그러나 축구는 계속된다

이렇게 한국의 월드컵 도전은 아쉬움을 남기고 끝났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우루과이의 골망을 갈랐고, 경기 내용에서도 우루과이를 압도하는 뛰어난 경기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보이며 세계 무대와 좁아진 축구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격력은 그 어느 대회 보다 뛰어났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은 4강까지 진출하는 동안 7경기에서 8골(경기당 1.14골)을 터뜨렸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네 경기에서만 6골(1.5골)을 터뜨리는 향상된 공격력을 과시했다. 프리킥 능력은 참가한 32개국 중 단연 돋보였고, 선수들의 투지와 빠른 측면 돌파는 이제 한국의 전매특허로 자리잡았다.

한국의 4강 신화를 비웃던 세계 언론도 한국을 달리 보게 됐다. 2002년이 지난 후에도 한국의 실력을 폄훼하던 이탈리아, 스페인 언론도 그리스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뛰어난 경기력을 인정했으며, 박지성을 비롯한 해외파들은 월드컵 기간 내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월드컵 2회 우승에 빛나는 우루과이가 역습에 의존해 볼 점유율에서 한국에 뒤질 정도로 한국의 축구 실력은 이제 세계 무대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임을 과시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의 도전은 이제 끝났다. 그러나 축구는 끝나지 않는다. K리그와 내셔널리그, K3리그는 언제나 진행되고 있으며, 학원 축구에서도 재능있는 인재들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다. 붉은악마들의 길거리를 뒤덮은 응원이 음지에 있는 국내 축구 무대에도 넓혀질 수 있다면 한국은 언제고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 ⓒ뉴시스
▲ ⓒ뉴시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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